봄비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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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치고는 제법 차창을 때리는

포도에 빗물이 튀는

와이퍼의 작동이 요란하게 된

시간을 차량에 탑승해 있었다

운전까지 하고 있었다

시간이 싱그럽고 시원했다


목적은 있었지만 마음에 두지 않는

발길 닿은 대로 차를 몰고 간

오늘의 행로, 행선지였다

그 길을 차창에 내리는 빗물이 달콤했다


봄비 치고는 제법 어깨까지 들썩이게 하는

가로수의 새로 난 잎들에 구르는

전신주에 이슬처럼 맺힌

봄비 치고는 제법 사나운 기운도 있는

그런 비를 맞으며 고운 길을 걸었다

빗물이 향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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