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방류할 수 없는 마음이 있습니다. 너무 소중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되지 않을까 두렵고, 가벼운 관계에서 털어놓자니 그 마음이 너무 무거운 것 같아서 털어놓지 못한 마음들. 슬플 때는 글씨를 더 꾹 눌러 적는 버릇이 있습니다. 방류하지 못한 마음들을 수신인 없는 편지 안에 꾹 눌러 적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제가 남겨둔 빈칸에 당신이 꼭 맞지는 않을까 하는 작은 소망도 담았습니다.
제 편지를 읽는 누군가 아주 조금이라도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다면 우리는 나란한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닐까요?. 당신의 손을 잡고, 또 다른 당신의 손을 계속 잡다 보면 결국 우리는 둥그런 마음으로 모일 수 있다고 믿어 보겠습니다.
제가 남겨둔 빈칸에 많은 이들의 이름이 적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래 묵혀둔 마음을 시원하게 떠나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