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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지윤서 Jun 10. 2022

브런치로부터 받은 첫 제안

브런치를 시작하고 첫 제안을 받았다. 1년 만이다. 제안이라는 자체가 브런치에서는 처음이기에 신기한 마음으로 이메일을 열었다. 개봉 예정 영화와 관련한 제안이었다. 제안은 다음과 같았다.


"영화정보 살펴봐주시고요. 관심있는 포인트가 있다면 시사회 관람 후 자유롭게 리뷰 포스팅 올려주시길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리뷰 내용/방향성에는 저희가 터치하지 않고요. 리뷰 참고용 영화자료는 추후 전달 가능합니다."


영화는 6월 말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호아킨 피닉스 주연의 <컴온 컴온>. 그가 주연했던 영화를 브런치에 올린 적이 있는데 그 글이 제안자 눈에 띄었나 보다 싶었다(영화 <그녀(Her)>의 사랑 (brunch.co.kr)). 좋아하는 배우가 주연인 영화이기도 하고 리뷰에 대한 어떠한 방향성도 제시하지 않아 구미가 당겼다.


블로그를 하면서도 이런저런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 처음 받았던 제안은 블로그를 판매하라는 제안이었다. 제안을 받고는 좀 놀랐다. 소소한 일상을 올린 블로그를 판매할 수 있다는 사실도 신기했지만 그 액수도 적은 금액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제안을 거절했다. 일상이 기록되어 있기도 하거니와 누군가가 광고 목적으로 타인의 블로그를 사들인다는 발상 자체가 굉장히 불쾌했다. 이후로는 같은 류의 제안이라면 무시하는 수순을 밟았다. 서평을 부탁하는 제안도 받았다. 하지만 스스로 쓰고 싶은 마음이 일어 쓰는 감상이 아니면 지면을 할애하지 않는 터라 책을 보내겠다는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고 쓰고 싶어진다면 기꺼이 사서 읽고 쓰겠다고. 글 한 편당 원고료를 지급하겠다는 제안도 받았지만 대부분은 광고성 원고여서 제안을 거절했다. 젊어서 기자직을 그만둔 것도 그런 글을 쓰기 싫어서였는데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그런 세계에 발을 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이제는 애정을 가진 것들에 대해 글을 쓰는 것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나이니까.  


그런 나름의 원칙을 지키고 살아오다 보니 제안을 받아 들고는 고민이 되었다. 홍보성 제안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영화 홍보를 업으로 삼지 않은 다음에야 홍보를 목적으로 영화에 관한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호아킨 피닉스의 영화가 아닌가. 게다가 국내 개봉작의 첫 관람객. 20대에 드나들었던 시사회장과 지금의 시사회장은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증도 일었다. 어째야 하나 싶어 브런치 검색창에 '브런치 제안 메일'을 입력했다. 1000건도 넘는 글이 검색되었다. 이토록 많은 작가님들이 제안을 받고 있다니!


그중 하나의 글에 방문했다. 늘봄유정님이 2021년 10월에 작성한 글(브런치에 대한 예의 (brunch.co.kr))이었다. 무척 공감 가는 내용이어서 공감을 누르고 댓글도 남겼다. 잠시 후 댓글에 답신이 달렸다.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여도 좋을 거 같다고. 덕분에 제안을 수락하고 제안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았다. 시사회는 다음 주 화요일 2시.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글을 쓰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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