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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지윤서 May 30. 2023

너의 이름은 무엇인고?

서대문 안산에서 메타세쿼이아 길을 지나다 그 아래 잔디처럼 깔렸던 꽃이 예뻐 사진을 찍어두었다. 하지만 꽃의 이름은 알지 못했다. 꼭 제비꽃처럼 생겼지만 제비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내내 이 꽃의 정체를 궁금해했는데 얼마 전 이 꽃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한동안 머릿속에서 녀석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다 '왓캠'이라는 식물 앱까지 깔게 되었다. 문제는 식물 앱은 앱을 열어 꽃을 사진으로 찍어야 이름을 알려준다는 사실. 이 앱을 깔고 정동길에서 안산의 꽃과 비슷하게 생긴 꽃을 만났다. 드디어 앱을 사용할 시간. 앱을 열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왓캠'은 이 꽃이 팬지일 확률이 92.75%라고 알려주었다. 안산의 꽃은 팬지 같지 않았는데... 찍어둔 사진과 대조해 보니 잎새도 꽃도 생김새가 달랐다. 그런데 어라? 이 녀석과 0.78%의 유사성을 보인다는 종지나물이 그토록 궁금해 마지않던 안산의 식물과 똑 닮았다. 아하!


드디어 알아내게 된 꽃의 정체. 바로 종지나물이었다.


종지나물은 해방 직후 미국에서 건너온 귀화식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미국제비꽃(memeadow-blue-violet)이라 불리기도 한단다(종지나물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참조).


종지나물은 여러해살이 식물로 이름은 잎 모양이 종지처럼 생겨 붙여졌다는데 꽃말은 성실과 겸손이다(종지나물 꽃말과 유래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참조). 나이가 들수록 성실과 겸손이야말로 최상의 덕목이라는 사실을 알아가는 중인데 이 녀석은 진즉에 그걸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식물 중 어느 것이 성실하지 않고 겸손하지 않을까마는... 돋아날 시기에 어김없이 돋아나고 꽃을 피워야 할 시기엔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식물들을 보고 있자면 묵묵한 그 자세에 늘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인간은 식물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다음 백과사전'을 읽어보니 종지나물은 먹을 수도 있는 모양이다. 봄에 어린잎을 삶아서 나물로 먹기도 하고 겉절이로도 무쳐 먹는단다. 꽃도 식용이어서 화전을 부쳐 먹기도 한단다(종지나물 - Daum 백과 참조). 종지나물 화전. 참 곱겠다. 


기회가 된다면 나물 캐는 아낙이 아니라 꽃을 따는 아낙은 되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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