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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킴 Oct 27. 2021

당신은 어떤 스타일을 꿈꾸는가?

엄마가 된 화가 재미킴

돌아보면 부끄럽던 순간들


공모 전시에 당선이 되었다

젊은 아티스트들이 공모에 올라

선정되는 나름 핫한 아트페어였다


당시 나의 둘째는 백일을 앞두고 있었다


주최 측에서는 당선된 작가들은 전시전에 작가 초청회?

라는 파티를 열어주었다. 파티 시간은 저녁이었다


‘어쩌지? 애들은 어떡하지?… 나는 긴급하게 친정과 시댁에 연락을 하고는 중요한 일정이 있다고 사정했다

오늘은 시댁에 당첨!!!

아이 둘을 시댁에 맡기고는 성급히 나서서

전시 리셉션 파티에 참석했다.


난 젖 냄새를 풍기는 엄마로 기억되기 싫은 마음에

여느 때보다  차려입고 속눈썹까지 붙이고는 백만  만에 하이힐을 신고 리셉션 장소를 향해 나섰다


이미 도착한 수많은 작가들을 보며 ‘그래 오늘 나는 재미킴이야’라는 각오를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갔다


수많은 스텝과 주최진 그리고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들을 보며 갓난쟁이를 두고 온 아줌마인 나는 그곳에서 이방인 같은 느낌과 초라함마저 느껴졌다.


당신 코로나 전 시기라 북적대는 그곳!

준비된 술과 음식들을 보며 난 마치 호박마차를 타고 온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었다

12시에 재투성이가 되는 신데렐라처럼 나는 '3시간 이상되면 튀어가자’라는 수유텀 (수유한 자만 아리라) 마음의 소리를 되뇌었다

의연한 듯 나는 ‘Artist 재미킴’ 이라는 명찰을 가슴에 붙였다. 많은 작가들 틈에서 이번 전시 공모에 당선된 나 자신을 뿌듯해했다.


모두가 하하호호하며 시간은 흐르고 나의 머릿속엔 온통 아이 둘 만 맴돌았다


그때 누군가가 “재미킴작가님 이세요? 너무 반가워요 “

라는 인사를 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인사를 건넸다.

그녀는 유모차를 끌고 온 나와 같은 행성에 사는 엄마 화가였다.


우리는 서로 그림만 아는 사이였다

이제 얼굴도 알게 된 사이가 된 거다


아이와 함께 온 그녀를 보며 난 속으로

'그래 난 너무 힘을 주고 있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정확히 3시간 뒤 유리구두를 신은 신데렐라처럼

그곳을 빠져나왔다


총알택시 수준으로 운전을 하여 시댁으로 향한 나.

"어머님 늦어서 죄송해요" 하며 가자마자 울고 있던 둘째의 수유를 했다. 나의 어색한 화장 앞에 큰아이와 입을 맞췄다


그날 밤 난 잠이 오지 않았다.

젊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밤. 마치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은 기분 또한 전시가 시작되면 전시장에 계속 나가야 하는데… 나의 아이들은 어쩌지?라는 불안감으로 뒤척였다


그날 만난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 화가가 떠올랐다.

아마 남편이 동행해 준 듯했다

코를 골며 자는 우리 집 남편을 보며

늘 회사일에 쫓겨 늦은 퇴근을 하는 이 사람

특히 나의일에는 1도 관심이 없었기에...

난 그런 남의편에게는 어떤 기대도 없었다


지금 돌아보면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달라고 했으면 될 것을...


그저 난 스타일 구겨지기 싫어서

이제와 보니 너무 애썼던 그 시절이 부끄럽기까지 하다


살다 보면 힘을 준다고 해서

그 힘이, 힘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오늘도 육아하는 엄마들의 지친 하루에 응원을 보낸다


'우린 멋집니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입니다.

당신은 엄마이기 전에 여자이고

당신은 당신 자신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존귀합니다'



자신의 힘을 아끼고 충분히 스스로를 칭찬하라




진정한 스타일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처럼 스스로 생겨나는 모양이다




지금 당신은 어떤 스타일을 꿈꾸는가?


자존감 보다 자존심이 더 높았던 재미킴

어쩌면 지금도 난 그런 모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알게된것이 있다면

난 그저 나일뿐이다 외부에서 보는 내가 아닌

내안의 내가 나! 결국 그 모습 '나' 이다



당시 기사에 났던 재미킴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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