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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제주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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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juGrapher Nov 01. 2017

[제주한장] 가을 속으로

이제 시작한 가을

제주의 봄과 여름은 참 화려하다. 봄에는 유채꽃, 벚꽃, 메밀꽃, 해바라기 등이 순차적으로 피고, 여름에는 녹음이 짙은 곶자왈 숲이나 에메랄드빛 바다가 유혹한다. 그에 비해서 가을과 겨울은 좀 초라하고, 여러 면에서 우중충하다. 가을 메밀꽃과 억새가 반겨주지만 오히려 쓸쓸함만 더 커진다. 가을 단풍은 참 밋밋하고 겨울은... 겨울산을 경험하기 전까지 제주의 겨울은 참 암울했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기의 제주는 뭐랄까 큰 특색이 없다고 해야 할까 그렇다. 여전히 은빛 억새는 지천이지만 억새 사진을 찍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몇 주 연속으로 억새만으로 위로받기는 힘들다. 이 맘 때면 육지의 울긋불긋한 단풍과 거리마다 샛노랗게 물들인 은행나무가 참 그립다. 제주의 단풍은 참 밋밋하다. 일교차가 큰 편이 아니어서 색이 화려하지 않고 바람이 강해서 단풍인가 싶으면 바로 낙엽이 진다. 그래도 나름의 장소를 찾아서 떠난다.

관음사 옆길 (제1산록도로)

어제 일찍 잠들면서 오늘 일찍 깨면 산으로 드라이브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여느 때처럼 8시 알람에 눈을 뜬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그냥 회사로 향하다가 한라산 높은 곳을 포근히 감싼 구름을 보면서 방향을 돌려서 산록도로를 잠시 다녀왔다. 평소에 좋아하던 관음사 옆길에서 본 한라산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휴가 내고 관음사 등산로나 영실에 다녀오고 싶다. 주말에는 가볍게 서귀포자연휴양림에 다녀올 생각이다. 밋밋한 가을이지만 가을이 주는 특별함이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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