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적으로 필사를 하기 위해

루틴, 습관, 핵심습관, 보조 습관

by 제주미진

해마다 '원워드(One word)'를 정해서 지낸 지 4년 차입니다. 2026년의 원워드를 탐색 중에 있는데요. 조금 더 고민해 봐야 할 듯합니다. 2025년 원워드는 '필사'입니다.


죽을힘을 다하는 '필사'적으로, 따라 쓰기의 '필사'. 두 가지 의미를 가진 한 단어입니다. 올해 필사적으로 살았습니다. 배워야 할 것들을 능동적으로 찾아서 배우다 보니 4강 이상의 수업을 10여 개 들었습니다. 짧으면 4강 길면 40강짜리 강의를 들었으니 그 어느 해 보다 필사적으로 학습했습니다.


'필사' 또한 필사적으로 했습니다. 글쓰기를 하면서 글이 써지는 마중물을 위해 필사적으로 필사했습니다. 처음엔 한 문장이었어요. 가장 작은 포스트잇을 활용했습니다. 너무 큰 종이에 하면 부담스럽잖아요. 저의 필사루틴은 여기서 시작되었습니다.


글쓰기 마중물이라는 목적을 가진 루틴이었습니다. 책상 위엔 항상 포스트잇이 있었습니다. 될 수 있으면 작은 사이즈 들이었습니다. 두 문장을 쓰는 날은 날짜 쓸 공간조차 없는 작은 포스트잇이었지요.


글쓰기 루틴

1. 글쓰기 관련 책을 읽는다.

2. 마음에 드는 한 문장을 고른다.

3. 내가 지정한 펜과 포스트잇에 필사한다.

4. 필사한 날짜와 출처를 적는다. (자신이 쓴 글이 어디에서부터 온 영감인지 기록한다)

5. 함께 글 쓰는 사람들에게 인증한다.


이렇게 글쓰기 루틴 안에 필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글을 쓴다거나 책을 쓰기 위한 목표보다는 내가 쓸 수 있는 사람인가에 관한 의문이 있었습니다. 나를 믿지 못하니 시험해 보기로 마음먹고, 매일 필사하고 매일 글을 썼습니다.


이렇게 의식적으로 하던 루틴이 이젠 습관처럼 되었습니다. 글쓰기 책도 필사하고, 읽는 책들은 모두 필사를 합니다. 그러다 의기소침해지고, 뭔가 글이 되지 않으면 함께 하는 힘을 빌어봅니다. 필사 인증 멤버를 모아 인증 챌린지를 하고, 제가 다른 인증 챌린지의 멤버로 활동해보기도 합니다.


혼자 하면 심심한데, 함께 하면 재밌습니다. 제가 올린 필사글에 관심이 생기기도 하고, 저로 인해 원작을 찾아 읽기도 하는 모습은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런 습관의 단계를 조금 높여보기로 했습니다. 한 문장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한 페이지로 늘릴고, 여러 책을 병행해서 필사를 했습니다. 어떤 날은 책 읽는 시간보다 긴 시간을 필사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필사를 하다 보니, 책을 깊게 읽는 양이 늘었습니다.


저에게 필사는 이제 핵심습관되었습니다. 지금은 1시간까지 하진 않습니다. 20분 정도 필사를 하고 한 시간 정도 글을 씁니다. 글을 쓰기 위해 필사 시간을 20여분으로 한정합니다. 매일매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필사를 하고 나면, 생각과 느낌이 넘쳐납니다. 제 삶과 비슷한 이야기들을 글로 써봅니다.


이렇게 핵심습관을 만들기까지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물론 하기 싫을 때가 제일 문제였지요. 핵심습관을 달성하기 위한 보조 습관들을 만들었습니다.


필사공책도 정하고, 필사펜도 정하고요. 지정된 펜과 노트가 있으니 어디에 뭘 써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 없이 바로 필사로 들어갑니다.


필사 시간과 필사할 내용도 정해둡니다. 필사에 20분을 투자합니다. 필사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정리 정돈하는 기분이 듭니다. 번잡한 생각이 정리되면 글쓰기에 돌입합니다. 무엇을 쓸지 우왕좌왕하지 않게 되니 글쓰기에 힘이 생깁니다.


필사적으로 필사한 후 글쓰기 시간을 즐깁니다. 루틴에서 습관이 되고, 핵심습관으로 필사를 가져오니 모든 일이 단정하게 정리됩니다. 필사적으로 필사한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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