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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앓이 Nov 14. 2019

오후의 디저트가 맛있는 제주 카페

PM 15:00 휴식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며 입안 가득 달콤함을 즐기고 있는 여행자. 그 여유롭고 행복한 모습이 지금 이 순간의 내 모습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안덕면 카페 마노르블랑 (2018)

                                                                                                          

제주의 오후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 그냥 모른척하기에 왠지 아쉬운 소소한 배고픔이 밀려옵니다. 건강을 위해서는 가짜 배고픔을 주의하라고 하죠. 하지만 여행 중에는 평소 잘 지키던 건강습관들도 그저 남의 집 이야기로 들리는 것 같아요.
   
완벽한 오후의 휴식을 위해서는 심심한 입을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한 법인데요. 다행히도 요즘 제주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간식들은 종류가 참 다양합니다. 무엇을 먹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게 될 정도니까요. 오메기떡, 감귤 한과 같은 토속적인 것에서부터 하르방라떼나 수플레펜케이크 같은 서양 디저트까지 없는 게 없죠. 


표선 카페 알토산 (2018)


하지만 계절 상관없이 저의 마음을 사로잡는 메뉴는 언제나 아이스크림이랍니다. 

   
제주에 가면 연래 행사처럼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꼭 먹는 녹차 아이스크림이 있어요. 몇 년 전 올레길을 걷다가 처음 맛본 뒤로 푹 빠져버렸죠. 원래 녹차 맛 아이스크림은 평소에 잘 먹지 않아요. 씁쓸하면서 달콤한 맛이 기분 나빴거든요. 달려면 달고 쓰려면 써야지 이게 무슨 조화려니 싶었답니다. 

하지만 이 집은 달랐어요. 두 가지 맛의 조화를 기가 막히게 잘 맞췄더라고요. 제 입맛에 두말할 것 없이 합격이었죠. 한적한 해안가에 자리 잡고 있어 바다를 보며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너무 낭만적이고요. 

그래서 이곳은 부모님부터 절친에 이르기까지 저와 함께 제주를 여행한 소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데리고 가야 할 필수 코스가 되었답니다. 


무도 카페 블랑로쉐 (2019)

                                                                                                         

또 다른 종류의 제주스러운 아이스크림도 있죠. 바로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이에요. 우도에 가면 한집 걸러 한집에서는 꼭 판매하는 메뉴인 것 같아요. 그만큼 흔하죠. 사실 평범한 소프트아이스크림 위에 뿌려져 있는 땅콩 가루가 다인 것 같아요. 저에게 그리 특별한 맛은 아니었답니다. 

처음 땅콩 아이스크림을 상상했을 때, 피넛버터크림이 연상되는 진득한 느낌에 땅콩 맛을 떠올렸거든요.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받아 들었을 때는 조금 실망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달콤하고 고소한 맛의 조화는 이질적이지 않아 저에게는 합격이었답니다. 뭐 특별한 맛이 아니면 어떤가요. 우도에 왔으니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 한 번 먹어보았으면 그만이지요.
   
꼭 아이스크림이 아니어도 좋아요. 눈 앞에 펼쳐진 바다를 보며 입안 가득 달콤함을 즐기고 있는 여행자. 그 여유롭고 행복한 모습이 지금 이 순간의 나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봅니다.
  

아무래도 다음번 제주에서는 녹차 아이스크림 와 땅콩아이스크림 두 가지 다 먹고 와야 할 것 같아요.

                                                                                                  

제주의 오후 휴식 시간에 가볼 만한 곳

                                                                                                      

· 신산리마을카페
제주 동쪽의 녹차 산지로 유명한 신산리 마을에서 운영하는 바닷가 카페랍니다. 이곳의 녹차 아이스크림이 저를 반하게 한 디저트이기도 하죠. 달콤하고 쌉쌀한 맛이 절묘하게 어울려 있으면서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에요. 신산리 바다는 돌고래들이 자주 놀러 오는 곳이라고 하니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마음속으로 돌고래들을 불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 카페유주
제주 서쪽 한림읍에 위치한 작은 디저트 카페예요. 다양한 종류의 맛있는 구움 과자를 만나볼 수 있답니다. 조용한 동네 카페 같은 분위기라 여유로운 제주의 오후를 즐기기에 그만이지요. 자주 놀러 온다는 앞집 백구의 근황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말이죠.

                                                                                                    

· 로타리과자점
서귀포시 올레시장 근처에 위치한 작은 서양과자 전문점이에요. 쇼케이스 가득 눈을 뗄 수 없는 디저트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마음에 드는 대로 몇 개 골라 야심한 밤 외로울 때 숙소에서 먹으면 참 좋아요. 

                                                                                                    

· 우도왕자이야기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은 원조, 맛집, 이런 것들의 의미가 그리 중요치 않은 것 같아요. 맛이 거의 비슷비슷하거든요. 내가 여기에서 먹어야겠다 하는 장소가 있다면 눈앞에 보이는 곳에서 구입해 먹으면 그곳이 바로 땅콩 아이스크림 맛집이랍니다.

                                                                                                

· 건입떡집
조로 만든 오메기떡은 고소하고 달콤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간식이에요. 시장 구경하며 하나씩 꺼내 먹는 재미도 있고요. 맛은 거의 비슷비슷하지만 너무 달지 않은 떡을 원한다면 동문시장 근처 건입떡집에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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