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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창석 Feb 12. 2024

웰컴투 삼달리가 남긴 것_1

웰컴투 삼달리라는 드라마의 인기에 비례해서 그들이 남기고 간 자리 생채기는 크다.    


근래 들어서 제주의 사람들과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두 장면이 아닌 올로케이션으로 제주에서 촬영하다 보니 제주의 곳곳이 드라마 내내 소개된다.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촬영 장소는 핫 스팟이 되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명소가 되어버린다.

여기서 드라마와 제주는 상호작용을 하는 것 같다. 서로의 인기에 맞불을 놓는 역할이다.  

제주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서, 제주의 숨겨진 문화와 삼춘들의 삶을 볼 수 있는 드라마라서 더욱 인기가 좋아지는 것이다. 몇 해 전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가 그랬고, 얼마 전에 종영한 웰컴투 삼달리라는 드라마가 그렇다.


제목과 실제 촬영지는 다른 마을이다.


드라마의 제목인 삼달리는 성산읍과 표선면 사이에 접해있는 조그만 농어촌 마을이다. 실제 지명이다.

바닷가에 인접한 삼달2리는 농업과 수산업이 주 소득원이고,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삼달1리는 농업과 축산업이 주 소득원이다. 두 마을을 합치더라도 300여 세대 650여 명의 인구를 가진 소규모 농어촌이다. 제주스러움이 많이 남아있는 마을이다.  


드라마상의 실제 무대중 메인은 같은 성산읍의 오조리와 시흥리다.     

비슷한 문화를 가진 마을이기는 하나 거리는 꽤 떨어져 있다.

드라마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을 무렵에는 드라마 제목만 보고 삼달리는 찾아가기도 했고, TV를 보면서 장소의 이질감 때문에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분명 저기는 삼달리가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의문 때문이다.  

 


제주에는 구제주시를 가운데 두고 동서 문화권(?)이 있다.

동쪽으로 조천읍, 구좌읍, 성산읍이고 서쪽으로는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이다.

양쪽은 일단 지형부터 다르다. 그러니 토질도 다르다. 다른 토질을 삶의 근거지로 하는 농사를 짓고 사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언어나 문화도 아주 다르다. 작은 섬에서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실제로 그렇다.


동서 지역간 교류도 적은 편이다. 동쪽과 서쪽 마을 사람이 만나서 결혼하는 경우도 드물다. 동쪽 출신이 서쪽  마을에, 서쪽 출신이 동쪽 마을에 이사를 해서 사는 경우도 가는 경우도 보기 드문 현상이다.


나는 서쪽 지역에 살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기에 자녀들과 같이 제주도를 몇 번이나 구석구석 돌았지만 그건 유명 관광지나 관찰대상인 지역 위주이고 마을속을 돌아보지는 못했다. 동쪽에서 서쪽 마을로, 서쪽에서 동쪽마을로 이동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이벤트다.



가끔은 서울에 있는 애들한테서 카톡이 날아온다.

직장에서나 주위에서 제주에 대한 궁금증이 있을 때 애들한테 물어보는 경우다.

제주 사람이면 제주에 대해서는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이것저것을 물어보는 모양이다.


하긴 나 또래의 친구들이 군대 갔을 때 맨 처음 들은 말은 이것이다.


"한라산에서 공을 차면 바닷가에 빠지나?  그럼 어떻게 축구를 해??"  그저 웃어넘기곤 했었다.  

섬이라고 하니까 그렇게 작게만 생각했었던 것 같다.


요즘에야 인터넷이 있고, 사람들이 제주를 자주 오가니까 제주에 대한 그런 어설픈 얘기는 없어졌지만 말이다.




명절이 만들어준 연휴다. 모처럼 가족들이 모이는 날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볼 거리, 먹을 거리, 즐길 거리들이다.


웰컴투 삼달리가 인기를 끌다 보니, 애들한테 제주에 대한 질문이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삼달리 투어를 하기로 내심 결정을 했다. 일단 자료를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촬영지가 40여 개나 된다고 한다. 그 자료를 받고 가족 단톡에 공유했다. 어디를 가야 할지를 미리 생각해 보라고 해서다.     


"명절 끝나고 어디를 가볼까?"

"근데 아빠 우리는 그 드라마를 열심히 보진 않안.. 어디를 가면 좋을지 몰라.." 돌아온 대답이다.


의외의 반응이다. 직장생활에 치여서 시간이 없었다고 한다. 인생의 반 이상을 살다 간 제주이기에 제주라는 아이템이 식상해서 잘 들여다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긴 우리들의 블루스도 드라마가 끝나서야 주위의 관심 때문에 몰아보기를 한 경험이 있다.  


세 남매는 장소를 선정하기 위해서 명절 전날 전을 부치면서 드라마를 벼락치기 시청을 했다.

드라마 몰아보기를 한 것이다. 그냥 한꺼번에 다 연속해서 보는 것도 있지만 전체를 요약해서 보여주기식의 몰아보기도 있었다. 연휴 내내 TV는 삼달이와 용필이 얼굴 밖에 안 보였던 것 같다.  


드라마에서는 너무 많은 장소가 이쁘게 나와서 선뜻 결정하지를 못했다.

사실 애들도 대부분의 장소가 눈에 익숙하지 않은 장소라 기억하지를 못하는 것 같았다.

40여개를 육박하는 장소 중 가장 많이 배경으로 노출되었던 장소 3군데을 가보기로 했다.

드라마에서 삼달리로 소개되었던 장소. 그들의 집 주변으로 그려졌던 곳들이다.


삼달이와 용필이의 집,

경태네 럭키편의점,

삼달리 비닷가로 나오는 빨간 등대가 있는 해변


드라마에서는 모두 삼달리로 나오지만 실제, 장소는 성산읍 오조리와 시흥리, 그리고 구좌읍 김녕리에 있는 장소다. 물리적으로도 거리가 있는 곳이라 승용차로는 10여 분, 40여 분을 달려야 하는 거리에 있다.


극 중에서는 같은 동네와 인근으로 그려진다.


이어서 2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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