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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창석 Apr 18. 2023

사랑초가 이쁜 집.. 유심재


유심재(*주: 나의 글방인 애월 농가 주택)를 들어서는 길, 사랑초가 제일 먼저 나를 반긴다.

올레길 어귀부터 길 양옆은 사랑초가 그득하다.

파란 잔디와 거무스름한 현무암 돌담사이에 자리 잡은 사랑초는 유난히도 푸르르다.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흐름을 알려주는 책상 앞의 탁상시계와 같은 존재다.


파란 잔디와 사랑초 카펫을 지나면 마당과 텃밭이 나를 반긴다.

여기서도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는 사랑초다.

우리 부부는 유심재를 찾을때마다 항상 사랑초의 환영을 받는다.


유심재와 텃밭 구석진 곳은 온통 사랑초다.

허전한 곳만 있으면 아내는 사랑초를 나누어 심는다.

하는 모습이 그냥 장모님이다.      

구근으로 자라는 사랑초는 생명력도 강하다.

조그만 뿌리가 하나만 있더라도 금방 그 자리는 사랑초의 자리가 된다.

풍성하게 자리를 만들어 준다.

돌담 위, 구석진 곳, 시멘트 바닥 위 조그마한 흙이라도 틈만 있으면 금새 자리를 잡는다.     


봄, 여름이 개화기인 사랑초는

이제 막 슬금슬금 꽃을 피우기 위한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성질 급한 놈들은 벌써 조그마한 꽃들을 피웠다.     

아침, 저녁시간에는 수줍은 듯 잠시 움츠렸다가

햇빛을 받으면 금새 만개한다.

     

사랑초의 원래 이름은 옥살리스라고 한다.

야생초다.

잎이 하트모양이라고 해서 사랑초로 불린다고 한다.

잎이 행운의 클로버 같이 생겼다.

그래서 더 친근감이 있고, 뭔가 나에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 만 같다.     


사랑초는 몇 년 전에 먼 여행을 떠나신 장모님이 남기고 간 작품이다.

장모님은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시던 고운 분이셨다.

고운 꽃을 보면 여기저기 나눠서 심기를 좋아하셨다.   

온 동네 뿌리고 다니신다.


우리 부부가 가끔 찾는 유심재, 마음의 여유를 찾아 떠나는 유심재에는  

멀리 떠나신 장모님을 닮은 고운 사랑꽃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우리 부부가 유심재를 찾는 날은 잠시 쉬러 오는 날이다.

사랑꽃이 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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