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어찌 우리가 생의 끝을
정할 수 있겠는가.
혹여나
우리가 멀어지게 된다면,
나 그대 옆 스쳐가리라.
때로는 바람이 되어
흩어지는 꽃향기 붙잡아
그대 옆 스칠 때
흘리겠노라.
울적한 날 슬피 울 때면
아무도 모르게 빗방울 되어
눈물 대신 그대 얼굴 스치는
비밀이 되어 주리라.
오랜 시간 함께하지 못해
설령 내가 미워져도 좋으니
그대 옆 스쳐간 내가 있었음을
잊지 말어라.
그러니,
부디 그대와 스쳐가는
모든 것에 내가 있음을
잊지 말고
가볍게 미소 한번 지어주구려.
그대 약속한다면
나 편히 눈감아도 그대 옆,
생이 끝날 날까지 스쳐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