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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

by 늘 하늘

그대의 손이 허공을 가른다

붉은 노을이 지는 하늘엔

그대의 손가락을 따라

바람을 가르는 소리기 들린다.


때 마침 바람에 꽃잎이 떨어지고

살랑거리며 중력에 따라

때로는 중력을 거스르며 천천히

그대의 발치로 향한다.


당연스레 바람은 꽃향기를

가득 품은 채 그대와 나 사이를

비집으며 흘러 흘러

또다시 하늘오 오른다.


이따금 들려오는 종소리에

나도 모르게 허공을 가르던

그대의 하이얀 손을 잡는다.


한순간 그대의 눈빛에서

많은 감정을 읽는다.

연민, 아쉬움, 그리움,

절망과 희망, 낙담, 실망.

그리고

사랑과 체념.


그대는 고개 돌리고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그대의 손을 놓고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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