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오는
깊은 우울감에 젖어
무기력하게 엎드려
종일 숨만 간혹 쉬어가는
날이 있다.
비가 오는 것보다도
창밖으로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이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커져가는 산뜻한
그런 날이면
되려 무기력은 강해진다.
가진 자와 가질 자,
잃은 자와 잃을 자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며
동시에 비슷한 삶을 살았다.
그렇기에
꽃잎이 만개하고
꽃내음이 진동하는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사랑을 나누는 것만큼
상실감을 가지는 이가
생겨나게 된다.
그대는 나누는 이인가
혹은 가지는 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