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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Dec 12. 2018

생일 축하해

잘 커주어 고맙데이

아내는 아침 새벽부터 분주하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부엌에서 열심히 요리 중인데 모른척하며 일어나 씻으러 간다.


쌀쌀한 겨울날 아침.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를 위해 재활용과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간다. 바깥 공기가 겨울임을 실감하게 한다. 차지만 깨끗하고 생생한 느낌이 스며든다.


미역국, 잡채 등이 식탁을 오랜만에 차지한다. 중앙에 케이크가 놓였다. 아들 둘이 성냥으로 초에 불을 붙인다. 오늘은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난 아들들, 평소에도 좀 그러지.


훅~ 어라. 한 번에 안 꺼진다. 아내가 한마디 한다. “나이가 들어서 그래” 첫째 아들이 말을 받았다. “폐기능이 떨어진 거야?” 둘째가 웃으며 이어 한마디 한다. “아빠한테 왜 그래?”


아침을 먹고 일어서는데 전화가 온다. 유선이다. 유선으로 온 전화는 잘 못 걸린 전화가 아니면 고향집에서 건 것이다. “예, 아버지. 별일 없지요? 네. 고맙습니다. 아버지” 엄마를 바꾸어준다. “나 낳아 주어 고마워. 엄마” 잘 커주어 고맙다는 말이 결국 내 시야를 살짝 흐리게 한다.


추우면서 생생한 느낌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나에게 한마디 한다.


<기문아, 생일 축하해 그리고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많았어>

사진은 둘째 생일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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