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일까 슬픔일까
기다던 분이 왔다. 다음 일정 때문에 이른 점심을 먹기로 하고 인근 식당을 찾았다. 11시 30분이라 그런지 우리가 3번째 손님이었다.
커플이 한 팀 그리고 중년 여자 6명이 한 팀이 있었는데, 중년 여자팀은 벌써 먹고 있었다. 11시가 오픈인데 오픈 하자마자 식당에 온 것이었다. 50대 후반의 친구 모임으로 보였다.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여자팀의 한 명이 큰 소리로 기쁨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야야 애들아, 내가 점심 먹고 커피 내가 쏠게!"
옆에 있던 다른 여자가 물었다. "애, 무슨 좋은 일 있니?" 그러자 그 여자는 말했다. "우리 부부, 주말부부 되었어. 남편이 지방으로 가게 되었다데 ㅎㅎㅎ" 정말 기쁨에 가득한 목소리였다.
그런데 그 일행의 다음 단체 행동에 나는 하마터면 일어나 그들에게 소리칠 뻔했다. 그들이 주말부부 되었다고 좋아하는 여자에게 축하한다며 우레와 같은 박수 보냈던 것이다.
그 여자 보며 생각했다. '왠지 당신 남편도 기뻐하며 축배를 들고 있을 것 같습니다.'
거리로 나와서 하늘을 보았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