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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문 Jul 22. 2022

갱년기와 우주

왜 사나 싶을 때 보면 좋은 사진

내 나이 55. 최근 갑자기 욱하고 화가 났다가도 슬프기도 하며, 그러다가 다시 짜증과 후회가 파도 같이 몰려오기도 한다. 친구의 한마디에 화가 치솟고, 아내의 목소리에 울컥하고, 아들의 태도에 실망한다.


어느 날. 짜증이 잔뜩 나서 안방에 문을 닫고 들어와 버린 나를 따라 들어온 아내가 한마디 한다. "대인배 같던 당신이 당신 같지 않게 왜 그래. 당신 갱년기 같아" 이젠 짜증에 화까지 더 나려 한다. 이때 아내가 한마디 더 한다. "남자 갱년기에 뭐가 좋더라" 하면서 휴대폰을 검색을 시작하는 것이다. 화와 짜증이 눈 녹듯 사라진다. 젠장. 갱년기 맞네.


최근 NASA에서 최신 우주망원경(JWST)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말하고 있다. 별처럼 작게 보이던 빛이 실은 또 하나의 은하라는 것을. 넓은 줄은 알았는데 더 많이 억수로 끝 간 데 없이 상상 이상으로 넓다는 것. 아이고. 이 넓고 넓은 광활한 우주 속에 티끌만 한 지구에서 그것도 수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란 어떤 것일까.


영화 '닥터 스트레이지'의 주인공이 한 말이 생각난다. We're just another tiny, momentary speck within an indifferent universe. (우리들은 이 무심한 우주에서 그저 또 하나의 작고도 순간적인 얼룩에 지니지 않는다.)


내가  사나. 나는 뭔가.  광활한 우주에 걸맞은  근원적인 질문이기는  하다만, 결국 내가 아는 것은 " 몰러"라는 사실. 젠장. 그냥 사는 거지.  뾰족한 방도가 없다. 아내가 남자 갱년기에 좋다는 오미자를 냉수에  얼음  들고 왔다. , ~~하다. ,    같다.


<갱년기와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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