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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lluda Jan 07. 2020

점심 한 끼

밥 한 끼 하실래요?

점심 한 끼 이야기를 써 보기로 했다
점심.
사실 밴쿠버에 오기 전에는 늘 시간에 쫓겨 마음에 점만 찍으면 될 정도로 가볍게 해결했던 점심이었다
어쩌면 그런 점심이 싫어져서 하루하루가 늘 긴장의 연속이었던 낯선 곳에서의 삶을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음에 점 대신 긴 선을 그리는 점심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의 나라에서 눈치 안 보고 말 통하고 마음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점심 한 끼.
바로 이 점심 한 끼가 나를 버티게 하는 에너지였다
'밥 같이 먹을까?'라는 말은 분명 '차 한 잔 하자'는 말보다 친근감이 느껴진다
가끔은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 선뜻 밥 먹자는 말이 나올 때가 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몹시도 궁금해지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면 나는 그 사람과 밥이 먹고 싶어 진다
나는 밥을 먹으면서 그 사람이 나를 만나기 전에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흔히들 "나 오늘 횡재했어." 하면 복권이라도 당첨이 된 줄 알지만 내게 있어 횡재란,
한 끼 밥 값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알게 되는 것이다
가성비로 친다면 세상에 이것 만한 가성비 갑이 또 있을까 싶다
함께 밥을 먹으면 알 수 있다
앞으로 나와 계속 밥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인지
차를 마실 사람인지
술 한잔 나누고 싶은 사람인지를..

마음에 찍은 점이 심금을 울려 심장을 뛰게 만드는 그런 점심.
내가 꿈꾸는 점심 한 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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