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이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해서 시작한 것도 아니다.
그냥, 살아야 했기 때문에 시작했다.
가게를 접고, 방향을 잃은 상태에서 선택한 직업훈련.
직업상담사라는 자격증은 그저 그 순간 내가 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언젠간 내가 하려던 일을 다시 시작하겠지.’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이 일은 임시였고, 나를 다시 이어주는 다리 같은 거라고.
그런데 자격증을 따고, 바로 취업하고, 상담을 시작하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 일을 계속하고 있었다.
상담일지는 매일 쌓여가고, 실적은 수치로 기록되며,
내담자와의 대화는 현실적인 고민과 마주하게 만든다.
어렵지 않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아지는 건 아니었다.
가끔은 버티는 나 자신이 기특해 보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그저 하루를 넘기기 위한 기계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진심을 다하는 일이
내 감정을 남김없이 쓰는 일이 될 줄은 몰랐다.
무엇보다 힘든 건
내 직업을 아직도 고민 중인 내가, 다른 사람의 직업을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실적과 행정에 쫓겨 진짜 상담은 사라지고,
상담 이후에도 취업이 안 되면
“그 사람은 왜 아직 안 됐지?”라는 눈빛이 따라온다.
처음 한 번 상담한 내담자라도
어떻게든 취업까지 연결하라는 압박.
말보다 숫자가, 공감보다 성과가 우선인 구조.
나는 상담을 하고 있는 걸까, 실적을 채우고 있는 걸까.
그 경계에서 자꾸 내 마음이 무너진다.
직업상담사라는 말이 나를 설명해주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럴 땐 마음속에서 물음이 튀어나온다.
‘나는 왜 아직 여기 있지?’
‘계속해도 되는 걸까?’
이 일은 내게 익숙하지만, 여전히 낯설다.
버티는 것과 적응하는 것 사이에서
나는 아직도 머물고 있는 중이다.
좋아서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떠날 수 있는 일도 아니라는 걸
하루하루 버텨내며 배우고 있어요.
다음 글에서는
“삼 주 만에 다시 취업한 날” 이야기를 나눠보려 해요.
그 선택이 어떤 결심에서 나왔는지,
그때의 나는 어떤 상태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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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어쩌면 1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디저트를 만들던 내가, 상담사가 되기까지의 첫 고백이 궁금하다면?
[1화 읽으러 가기] https://brunch.co.kr/@jellycareer/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