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티타임
차를 선물받았다.
선물받은 차를 마시려면
물을 끓이고
온도를 맞추기 위해 식은 컵에 붓고
티백 봉지를 뜯어서
우와 끈이 이렇게도 돼 있네
한 번 감탄도 하고
컵에 티백을 담그고
시계에서 제일 빠른 바늘이
시계를 세 바퀴쯤 돌 때를 기다리면 된다.
나는 차를 선물받으면서
물이 끓는 시간
컵을 만져보는 시간
티백 봉지 뜯을 때의 그
바스락거리는 감촉
감탄
그리고 가만히 기다리는 동안
몽글몽글 일어나는 김에 서린
묘연한 시간을
같이 선물받았다.
TWG의 Jasmine Queen은 자스민 향기가 입 안에 부드럽게 깔리는 맛이다.
부드러운 맛 - 이렇게 써도 될지 잠깐 생각해봤는데, 혀는 맛과 감촉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감각기관이니까. 자스민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주 매혹적인 향기를 가진 꽃인가보다. 향수로도 보이고 차로도 많이 나온다. 얼마 전 맡아본 향수의 자스민은 검은 망사처럼 매혹적이었는데, 오늘 마신 자스민은 하얀 드레스같이 매혹적이다. 검은 망사와 하얀 드레스는 둘 다 여성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자스민 여왕이라는 이 차도 자스민은 여성일 거라는 생각으로 누군가 이름을 붙였을 거다.
여왕은 왕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위엄과 여성성이 가지는 성격인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졌다. 자스민 퀸은 부드럽고 우아하게 깔린다. 그 감촉을 꽃에 빗대어 얘기하자면 목련 같다. 불투명하고 우아한 실크 같은 색감과 감촉의 꽃잎. TWG의 Jasmine Queen은 그런 목련 같은 자스민 향기가 입 안에 부드럽게 깔리는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