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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llyjung Nov 24. 2024

100,100

계획, 수행하기.

 삶의 변화는 작은 부분에서 시작된다.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운다. 실행하고 평가한다. 많이 들어본 말이다. 나에게 인생의 전환점은 30대 중후반이었다.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살면서 프로젝트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학 4년 동안 체득해서 자연스러워졌다. 바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매일매일이 테스트의 연속인 나날들이었다. 따지고 보면 성향상 맞지 않았던 학과인 듯한데 꽤 오랫동안 커리어를 쌓아가는 거 보면 제법 적성에도 맞는 것 같다. 대학 4년의 시간은 궁극적으로 국시 시험에 합격해서 의료인의 지위를 획득하는 것이었으나 실무적으로 간호과정을 수행하는 과정이었다. 그렇다면 이 과정은 어떤 과정일까? 주관적 자료 객관적 자료를 수집해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계획하고 수행하고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것을 다른 분야로 이야기하면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흥적인 실행 계획보다는 단기적 목표,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해서 실행해 나가는 과정이다. 용어는 다를지 모르겠으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뤄본 사람들은  그 뜨겁고 기쁜 성취의 즐거움을 알 것이다.


 100,100은 푸시업, 스쿼트 100개를 의미한다. 이렇게 설정한 이유가 있다. 어느덧 러닝 2년 차를 맞이했지만 건강검진 결과상 원하는 만큼의 큰 변화는 없었다. 한동안 끊지 못했던 야식과 술이 문제였다. 건강검진 두 달 전부터 금주중이었으나 그것으로는 많이 부족했다. 직장동료가 말한다. “환갑 넘은 사람 같다니까? 건강 엄청 챙겨! ” 나는 말하고 싶다. 아직 그렇게 건강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긍정적 변화는 검진 수치에 담기지 않은 운동하는 습관과 금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금연은 또 어떻게 하게 되었을까? 앞서 말한 과정을 거쳤다. 2023년 8월 초였다. 담배를 피우는데 목이 너무 아팠다. 거북한 그 느낌이 강렬하게 남았다. 코로나에 걸렸다. 지금 돌아보면 그 아픔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시간인 듯하다. 회복 기간 동안 담배를 피우지 않고 3일이 지났다. 그래 이참에 담배라도 끊어보자. 4일째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접어들었다. 금연 어플을 설치했다. 하루하루 기간이 늘어갈 때마다 뿌듯함이 느껴진다. 동료들의 독하다는 표현조차 기쁘게 들린다. 맞다 나는 ‘독종’이다. 마음속으로 굳게 미소 지었다. 금단 기간이 지나고 한 달, 두 달, 100일이 지났다.  어느덧 담배를 피웠던 사람이었나 싶다. 오늘은 466일째 금연 중이다. 끊임없이 쌓아가는 그 과정의 즐거움이 지난 1년여의 시간이었다. 앞서 검진 수치에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은 중성지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수치 보다 50~60 정도 높다. 흔히 말하는 나잇살, 술배로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 유산소는 러닝을 통해 해결했지만 근력이 부족하다. 결론은 웨이트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스쿼트는 러닝을 꾸준히 해서인지 하체 밸런스가 나쁘지 않아서 무리 없이 해냈다. 하지만 푸시업은 달랐다. 한참 열심히 운동했을 때는 어렵지 않았던 팔 굽혀 펴기를 1개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며 허탈한 웃음만 나온다.  굳게 마음먹기로 했다. 나는 할 수 있다. 아니 나는 이미 잘해 왔던 사람이다.  자료를 찾는다. 초보자 푸시 업을 찾았다. 그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자세를 찾았다. 무릎을 굽히고 푸시업을 한다. 허리를 곱게 편다. 팔을 어깨너비로 하고 숨을 들이마시며 내렸다가 호흡을 내뱉으며 팔을 펴며 일어나는 과정이다. 첫날 50개를 12개씩 4세트로 나눠서 수행했다. 3일 하고 하루 쉬는 패턴으로 하고 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긴다. 다른 부위를 자극하는 운동도 하고 싶어 진다. 나는 알고 있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 그 욕심의 끝은 초심을 잃어버린 채 어떤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목표를 처음부터 크게 잡지 않는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잡는다. 당장의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꾸준함의 힘을 믿는다. 제대로 100개를 하고 있는 나를 꿈꾸며 매일매일을 즐기며 노력하고 있다. 위닝 멘탈리티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도 이렇게 한 발짝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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