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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금지.

더위와의 싸움.

by Jellyjung

뭔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어려운 상황도 아닌데 스텝이 꼬인 것처럼 일정이 어긋나고 일상이 조화롭지 않은 듯 삐걱 거린다. 잘 안된 케이스에 과몰입해버린 탓일까? 그도 아니라면 얽혀버린 매듭이 풀려야만 편안해질까? 그렇게 하루 이틀, 1~2주가 답답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9월의 날씨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뜨겁다. 최고기온이 35도를 가리킨다. 이 더위에도 달리고 싶은 욕구는 가득한데 차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바쁜 하루를 보낸 탓인지 잠시 잠이 들었다. 한 시간 남짓 단잠을 자고 일어났다. 시간은 어느덧 6시를 향해간다. 피로감도 덜하고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해가 지기 시작하고 기온은 조금 떨어져 못 견딜 만큼의 더위는 아니었다. 나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다. 평소보다 발걸음도 가볍게 느껴진다. 주변 풍경마저 반겨주듯 아름다운 노을빛과 한편에 해바라기가 보이며 힘내라고 힘을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즐겁게 달리다 보니 반환점에 다다랐다. 호흡을 가다듬고 물을 마시며 천천히 걷다가 주변 풍경이 좋아서 다리 사이 반영샷도 담아본다.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항상 무더위 속에 달리다가 시간만 조금 늦췄을 뿐인데 달리는 맛이 난다. 평소보다 즐겁게 레이스를 마치며 운동을 마무리했다. 한동안 꽉 막힌 도로처럼 정체되어 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불현듯 이런 말을 되뇌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좌절금지, 어떤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말자 “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어쩌면 땀 흘리는 이 재미 때문에 계속해서 운동을 쉬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날씨 예보를 보니 이 더위도 조만간 꺾일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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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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