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에 스며있는 그리움
쵸이가 떠난 지 10일이 되었다. 유난히 더운 올여름날씨를 쵸이가 겪지 않은 것이 어쩌면 다행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비를 볼 때마다 쵸이가 생각나고 사과를 먹을 때도 쵸이가 생각난다. 공원에서 본 새끼고양이를 보고 ‘혹시 쵸이가 환생한 걸까?‘라는 생각을 해보고, 뭉게구름은 모두 쵸이처럼 보인다.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고는 있지만 그리움은 문득문득 다양한 형태로 내게 나타난다. 아이가 방학을 해서 조금 더 바쁜 일상을 보내는 요즘이 어쩌면 내게 더 나은 걸 지도 모르겠다.
한 생명의 불씨가 꺼지는 과정을 온전히 본 경험은 내게 처음이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때에도, 상할머니가 돌아가실 때에도 늘 거리가 있었다. 그때도 이별에 많이 슬펐지만, 이처럼 삶과 죽음의 순간을 내가 직접 봄으로써 겪는 감정은 내가 처음 느끼는 상실감, 처음 느끼는 슬픔,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다. 이렇게 나는 수천수만 가지의 감정들을 느끼고 겪으며 내가 만들어지나 보다.
엄마는 아직도 쵸이밥을 만들어야 할 시간에는 주방에 가게 되신다고 했다. 집안에서 쵸이소리가 여전히 들리는 듯하고 밤에는 계속 깨신다고 했다. 버릇처럼 쵸이집이 있던 곳으로 고개가 돌려지고 외출을 했을 때도 늘 그랬듯 집으로 일찍 돌아가신다고 했다. 19년 동안 함께 지내오며 길들여진 사고와 행동은 이렇게 우리에게 남아있다.
쵸이는 하늘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가족만 좋아했던 쵸이인데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걱정이 되다가 그곳에서는 두려움도 없을 테니 잘 지낼 거라 생각도 해본다. 챗gpt가 그려준 쵸이 모습을 보고 웃고 울고… 옛 블로그에 기록했던 쵸이와의 일상을 보며 그리워하기도 하고…
몇 해 전 먼저 동생을 보낸 친구가 내게 쵸이의 털을 미리미리 잘 모아두라고 했다. 그 털이 내게 이렇게 위안이 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보드라운 그 털을 만지며 느껴지는 몽글한 내 마음을 친구 덕분에 갖게 되었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