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로 말끔하게 설명되는 직업을 갖고 싶었지만 누구보다 구구절절하게 설명해야 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빠지지 않는 질문 중 하나가 직업에 대한 질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직업에 대해 대답할 때마다 “그게 뭐 하는 직업이에요?”라는 질문이 되돌아온다. 그럴 때면 내 직업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몰라 내 머리 속은 메마른 사막의 땅처럼 굳고 만다.
나는 마흔이 다 되어 가는 이제까지도 나를 명쾌하게 설명할 몇 가지 단어들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더 나의 직업 설명에 진심인 것 같다. 변호사, 교사, 회계사, PD, 작가 등 직업은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쉽게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인사, 교육, 회계, 영업 등의 직무도 마찬가지로 그 사람의 이미지와 더 나아가 대략적인 성격, 성향까지도 유추할 수 있게 해준다. 직업은 나를 간단하게 표현하는 일종의 ‘단어’인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 직업에 대해 더욱 말끔하게 설명해야겠다.
직업을 MBTI처럼 생각해보면 어떨까? “저는 ISTJ이고, 내향성과 통제성이 특히 강해요.”라고 하면 누구나 나의 대략적인 성격을 유추할 수 있듯이, “저는 영상 콘텐츠 제작 PM이자 교수 설계자이고, 어떠한 업무를 주로 해요.”라고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핵심 키워드로 나의 직업을 설명하는 것이다. 좋은 방법인 것 같다.
#프로젝트 관리 #영상 자막 쓰기
“저는 프로젝트 관리를 하는 PM이면서, 영상에 자막을 쓰는 교수 설계자예요.” 간결하게 내가 하는 업무를 축약하면 저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이렇게 설명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리고 나도 나에 대해 조금은 유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우선, 프로젝트 관리를 한다는 것은 ‘일정 관리’를 도맡아 하기 때문에 나는 ‘계획’과 ‘통제’의 선수일 것이다. 그리고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하니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높을 것이다. 다음으로 영상 자막을 쓴다는 것은 콘텐츠의 내용을 파악해서 핵심을 단어나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해력과 표현력, 문장력이 좋을 것이다.
나의 직업에 대해 두 단어로 설명을 하니 자연스럽게 나의 성격과 역량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나의 직업을 묻는 사람들에게 이 두 단어를 추가해서 설명했다면 그들이 나에 대해 조금은 더 알 수 있었을텐데… 생각해보면 직업도 그렇고 나에 대해서 몇 가지 단어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만큼 나에 대해 생각하고, 성찰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기에.
오늘 나는 나의 직업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이제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을 글쓰기를 통해 더 가져보고자 한다.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
#계획형 #통제형 #문해력 #표현력 #문장력
(커뮤니케이션 역량은 내가 생각했을 때 높지 않기 때문에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