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씩 속눈썹펌을 한다. 짧은 속눈썹을 바짝 올리는 데에 거의 한 시간이 걸린다. 얼마 전까지는 네일아트도 3주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받았다. 남자친구도, 썸남도 없지만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열심히 관리를 받는다. 무엇을 위해서 나는 외모 관리를 열심히 하는 걸까? 추운 겨울, 코트를 부여잡고 속눈썹펌을 받으러 가는 길에 갑자기 생각해보고 싶어졌다.
나는 평범한 외모를 가진 사람으로, 외모로 돈을 벌어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예뻐지고 싶다. 왜일까? 언젠가 만날 썸남과 남자친구를 위해? 예쁘고 싶다는 나의 자기만족 때문에?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면 예쁨의 위력을 알기 때문이다. 예쁘면 첫인상에서도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고, 현실을 살아가는데 득이 되면 득이 되지 실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도 출중한 외모를 가진 사람에게 바로 호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나의 취향을 엄밀히 따지자면 나는 태생적으로 속눈썹이 바짝 올라가 있는 사람도 좋지만, 그보다 매달 속눈썹펌을 하기 위해 시간을 내는 쪽이 더 호감이 간다. 원래 머리 스타일이 잘 어울려 만지지 않아도 되는 사람도 좋지만, 자신에게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로 매일 머리를 정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더 좋다. 아무래도 내 취향은 노력파인가 보다. 노력한다는 것, 자기 관리를 한다는 것이 그 사람을 대단한 사람처럼 보이게 한다.
외적인 면뿐만 아니라 내적인 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도 나는 흠뻑 빠진다. 예를 들면 취미 생활에 투자한다거나, 특정 분야에 관심이 있어 공부를 하는 사람 말이다. 내가 제일 사랑했던 사람 중 한 명은 외적인 측면도, 내적인 측면도 항상 발전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다. 나는 그를 보며 항상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나에 대해 성찰했고, 나도 그처럼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리고 그도 내가 새로운 걸 시도했을 때, 예를 들어 영어 공부를 시작하거나,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을 때 진심으로 넘치는 응원을 해주었다. 나는 그럴 때 낮았던 자존감이 높아졌고, 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평생을 살며 내가 어려워했던,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조금씩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 속눈썹펌을 한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 머리를 다듬고, 예쁜 옷을 갖춰 입는다. 그리고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피아노를 배우고, 테니스를 치고, 재테크를 공부하고, 나를 찾기 위한 글을 쓴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오늘 발견한 나
#자기 계발 #자기 관리 #나를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