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 토닥

[대숲]

by 제나랑


왜 사람은 외로울까요?

혼자든, 둘이든, 여럿이든, 사람은 누구나

자신 곁에 일상을 나눌 존재가 없을 때,

마음을 털어놓을 존재가 없을 때 외로움을

느끼게 돼요.

시시콜콜한 나의 모든 것을 나누는 시간이

사라지고, 그 시간이 오래 지속되면 함께

있더라도 외로움이 찾아들어요.

그런데 이 외로움이라는 게 내 곁에 일상을

함께 나누고 마음을 털어놓을 존재가 함께

할 때 전혀 힘을 쓰지 못하죠.

대숲 아래 한 가운데에 서 있으면, 누군가는

무섭고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누군가는 그곳의 향기와 소리가 마음의 안정을

주고, 나만의 비밀이든, 무슨 말이든 털어놓고

싶어지죠.

대숲처럼 내 곁에서 일상을 나누고, 나만의 비밀,

내 마음을 들어줄 존재가 단 한 명만 있어도

인생은 살아갈 만 할 거예요.

먼 훗날, 누군가와 대숲 아래에 서서 나에게

“널 지금까지 이렇게 살게 한 사람이 누구야?”

라고 묻는다면, 난 고민도 하지 않고 딱 한 사람,

가족도 아닌, 내 오랜 친구라고 대답할 거예요.

그건 몇 년이 지나든 변하지 않아요.

<대숲 아래서 - 나태주>

1

바람은 구름을 몰고

구름은 생각을 몰고

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

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

2

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듯

그슬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

밤 깊어 대숲에는 후둑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

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

3

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

어젯밤 꿈엔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자고 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자죽

문을 여니 산골엔 실비단 안개

4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가을,

해 지는 서녘구름만이 내 차지다

동구 밖에 떠드는 애들의

소리만이 내 차지다

또한 동구 밖에서부터 피어오르는

밤안개만이 내 차지다

하기는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것도 아닌 이 가을,

저녁밥 일찍이 먹고

우물가에 산보 나온

달님만이 내 차지다

물에 빠져 머리칼 헹구는

달님만이 내 차지다

<비밀의 화원 - 아이유>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새들은 걱정 없이

아름다운 태양 속으로

음표가 되어 나네

향기 나는 연필로 쓴 일기처럼

숨겨두었던 마음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어

비가 와도 젖지 않아

어제의 일들은 잊어

누구나 조금씩은 틀려

완벽한 사람은 없어

실수투성이고 외로운 나를 봐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랄라

하루하루 조금씩 나아질 거야

그대가 지켜보니

힘을 내야지 행복해져야지

뒤뜰에 핀 꽃들처럼

점심을 함께 먹어야지

새로 연 그 가게에서

새 샴푸를 사러 가야지

아침 하늘빛의 민트향이면 어떨까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랄라

월요일도 화요일도 봄에도

겨울에도 해가 질 무렵에도

비둘기를 안은 아이같이

행복해줘 나를 위해서

난 다시 태어난 것만 같아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랄라

난 다시 꿈을 꾸게 되었어

그대를 만나고부터

그대 나의 초라한 마음을

받아준 순간부터 랄라라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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