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가 편한 사람이에요.
오히려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죠.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쌓인 게 많을수록
털어놓고 싶어도 귀 닫고 자기 생각만
하는 사람들 때문에 입도, 마음도 닫게 돼요.
울고 싶을 때, 눈물이 두 눈 가득 찰 때,
소리 내서 울지도 못하고 울분이 뼛속 깊이
가득 차오를 때, 혼자 더 깊이, 더 안으로
삭이기도 해요.
그래서 되려 혼자 있을 때가 더 편하죠.
더군다나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닐뿐더러
이제는 가장 무서운 것도, 가장 두려운 것도,
가장 싫은 것도, 귀신 따위가 아닌 사람이죠.
혼자여도 외롭지 않으니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서 상처받는 것보다 철저히
혼자임을 스스로 선택하게 됐어요.
만약 내가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었다면,
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더 심각했을 거예요.
가끔 누가 나를 죽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곤 했으니까요.
어차피 누구도 도와줄 수 없고, 스스로 극복
해야 한다면, 혼자 이겨 내보자, 내가 나를
위로하고, 나에게 힘이 되어 주자, 라는
생각에,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찾기 시작했죠.
운동화를 신을 힘조차 없다면, 억지로 운동화에
내 발을 쑤셔 넣으려고 하기보다는, 내 방 안에서
할 수 있는 글쓰기,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보기
등등 별거 아닌 것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내 방에서도 나갈 수도, 운동화에
발을 넣을 수도, 문을 열고 나갈 수도, 간단한
산책이나 친구를 만나는 일도 할 수 있을 거예요.
혼자여도 괜찮아요.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해보자구요.
운동화를 신고 여행까지 할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혼자여도 괜찮아요.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 나태주>
외롭다고
생각할 때일수록
혼자이기를,
말하고 싶은 말이
많을 때일수록
말을 삼가기를,
울고 싶은 생각이
깊을수록
울음을 안으로
곱게 삭이기를,
꿈꾸고 꿈꾸노니-
많은 사람들로부터 빠져나와
키 큰 미루나무 옆에 서 보고
혼자 고개 숙여 산길을 걷게 하소서
<야생화 - 박효신>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 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 줄기 햇살에 몸 녹이다
그렇게 너는 또 한 번 내게 온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를 피우리라
사랑은 피고 또 지는 타버리는 불꽃
빗물에 젖을까 두 눈을 감는다
어리고 작았던 나의 맘에
눈부시게 빛나던 추억 속에
그렇게 너를 또 한 번 불러본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는
메말라 가는 땅 위에
온몸이 타들어 가고
내 손끝에 남은
너의 향기
흩어져 날아가
멀어져 가는 너의 손을
붙잡지 못해 아프다
살아갈 만큼만
미워했던 만큼만
먼 훗날 너를 데려다 줄
그 봄이 오면 그날에
나 피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