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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Feb 10. 2023

'일관성' 있는 태도

이상한 안정감

(날짜수정_2024년 4월 쯤)



가끔 미친듯이 '불안'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시간이 꽤 지나면 또 이내 감정과 기분이 '잔잔'해지고 '차분'해진다.




비바람이 거세고 주위의 나무가 세차게 흔들리는 어둡고 폭풍우 같은 '불안'에 전화도 문자도 못하겠는 '무서운' 감정과 규모 8.6의 쓰나미를 동반한 지진해일 같은 '혼란스러움'의 감정이 이따금 이 남자의 '일관성'있는 태도에 그 무서운 감정날씨들이 따뜻한 햇빛이 드는 봄과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 초여름의 날씨를 만들어 낸다. 그가 말했던 "2년후에 연락해"라는 말 안에서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가가는 시점이다. 원래 가지고 있었던 감정 온도가 이제야 적당하게 맞춰지는 것 같은 느낌. 잔잔하고 고요하고 차분해진다.


깊고 잔잔하고 지금까지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이상한 안정감'이 생기는 기분과 감정의 순간들.

이상한 감정의 대한 울림은 사실 너무 낯설다. 얼마나 오랜 시간 불안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원래 가지고 있었던 '불안'과 '혼란스러움'이 오히려 더 편한 느낌이 드는데 하루빨리 '정상화된 안정화'를 느끼고 싶다. 편안하고 혼란스럽지 않은 극히 평범한 감정 말이다.




조금이라도 불안하면 행동하지 않는다.
상대가 생각보다 강력하게 말을 해야 듣는다.
정확하고 확실하게 얘기를 해야 알아 듣는다.



"이상하다"

"신기하다"


짜증과 불안, 그리고 상처받기 싫은 마음에 먼저 예민함이 가득 담긴 공격성 있는 문자를 보내면 대응하지 않고, 뾰족하고 날카로운 말을 단 한번도 하지 않는 이 사람의 대한 생각을 시간이 갈수록 곱씹게 된다. 이렇게 대응하는 이유의 대해서 한번씩 깊게 고민하는 것 같다.


.


차단도 하지 않는다.

차단 한다고 말도 하지 않는다.




뭔가 자꾸 나답지 않게 이 남자와의 미래를 자꾸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근데 그 과정이 전혀 이상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


"왜 이러지 진짜."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는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신기하고 이상하고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드는 내가 사실 너무 적응이 되지 않는다.


생각할수록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찾은 듯한 느낌.

자연스럽게 이 사람과 같이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왜이러지. 왜이럴까."


.


문득 드는 감정의 울림과 흐름을 받아들이고 기록한다는 건

감정의 대한 예의다. 난 내 감정을 존중한다.


집까지 데려다 준 그의 모습이,

피곤하다하니 니가 집에 가서 푹 쉬는게 내를 도와주는거다라고 했던 말 한마디가,

날 보며 말없이 웃어줬던 너의 모습이 자꾸만 아른거리고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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