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nniferC May 05. 2021

어린이날 추억

아빠와 딸로 맞이한 첫 어린이날


아마 6학년때였던 거 같다. 

아빠가 외출에서 돌아오셨는데 얼굴이 엉망이다. 온통 멍투성이다.  

노장의 권투선수가 혼신을 다해 경기를 마쳤을때 모습일까. 

너무 놀라서 난 눈을 동그랗게 뜰 뿐이다. 

궁금하게 많았지만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현주야~ 오늘 어린이 날이잖아”


사탕 봉투 몇개와 커다란 과자 봉투 몇개를 내게 넘겨주신다. 

‘나 이제 커서 저런 사탕 별로인데...’ 

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어린 나이에도 그런 말을 꺼낼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아서 끄덕 끄덕하면서 품에 안겨주신 사탕봉지와 과자 뭉치를  받았다. 

사탕 봉투를 뜯고 사탕 한개를 입에 넣었다. 사탕을 오물오물하면서 맛있다고 말해 드렸다. 그때 그랬다. 


생각해 보니 그해 어린이날은 아빠와 내가 아빠와 딸로 맞이하는 첫 어린이날이였다.

아빠는 그날 나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사탕과 과자를 주고는 그 다음날 병원에 가셨다.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버스랑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셨던 거다.   엑스레이를 찍고 진료를 받으셨다. 

다행히고 큰게 다치신 곳은 없었지만 얼굴에 찰과상과 여기저기 멍든 자국은 꽤 오래갔다. 


오래된 기억인데 어제처럼 생생하다. 

아 보고싶다. 그립고 많이 많이 보고 싶어요.

작가의 이전글 '글쓰기'에 대한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