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바쁘게만 돌아가는 즈음 내게도 나쁜 버릇이 생겼다.
대충 훑어보고 넘겨버리는 책이 많아진 것.
천천히 책 한권 읽을 수 있는 여유는 누가 주는게 아니다. 내가 만들어야한다.
#읽었다기보다_훑어본책
있잖아요. 프랑스 남부지방, 그러니까 프로방스의 가장 끝에 있는 마을, 망통에서는 지금 레몬 축제가 열리고 있대요. 그말은, 당신과 함께 그곳에 가고 싶다는 의미예요. 저기 저 레몬색깔의 예쁜 집들이 있는 곳에서 지중해의 바람을 맞으며 하루종일 당신만 바라보고 싶다는 의미예요.
세상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둥지를 떠나는 어린 참새 한 마리가 이미 많은 곳을 다녀온 조금 큰 참새 한마리에게 물었다. "길을 떠날 때는 뭘 가져가야 해요?"
조금은 큰 참새가 어린 참새에게 대답했다.
"노래를 가져가."
만약 당신이 정말로 만나고 싶은 사람과 당신을 정말로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데 둘 중 한사람만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만날 건가요?
여기까지 읽었을 때는 당연히 내가 정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언제나 그렇듯 단순하게. 만약 당신이 정말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면, 당신은 괜찮을 수 있나요? 어쩌면,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조금 더 의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단순하게.
어려운 것을 쉽게.
쉬운 것을 깊게.
깊은 것을 유쾌하게.
_세노갓파, 작업실 탐닉 중 '극작가 이노우에 히사시의 서재'편에서 이노우에의 서재, 책상 앞에 붙어 있는 메모들 중에서_
2017년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