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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an 13. 2021

환경호르을 만들어낸 <사람들> 그걸 필요로한 <사람들>

결국 사람들때문




고백하자면 그간 비스페놀 A에 무지했다. 아이를 낳을 것도 아니고, 아이도 없어서라고 하면 변명이 좀 될까. 기껏해야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먹지 않는 정도. 그러면서도 테이크아웃 커피잔에 <따아>를 담아오곤 했던 일상들. 그런데 오늘 고객사 신제품 이야기를 듣고보니 생각보다 비스페놀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그러니까, 이제서야!)


1. BPA free 코팅제를 개발 중인 고객사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 것.  2021년에 양산해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며칠전 점심시간에 나의 오래된 지병 이석증과, J의 아버지가 괴로워하고 있는 메니에르 병의 차이점을 이야기했었다. 원인에 대해 K가 물었지만, 답해줄 수 있는 속시원한 원인같은 건 없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 술, 스트레스...이런저런 것들을 추측할뿐. 대부분 원인모를 스트레스가 현대병의 주된 원인으로 결론을 내면서, 이런저런 호르몬 불균형이 초래하는 정신질환이 더더더 많아질거다, 했었는데 며칠뒤 이렇게 비스페놀 A와 마주하고보니,


뗄레야 뗄수없었던 환경호르몬이 결국은 이토록 다양한 불안, 초조, 각종 정신적 문제를 야기했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매주 월요일 팀원들과 같이 팀점심식사에 시켜먹던 배달음식들부터 걱정이 됐다. 플라스틱 용기에 그 뜨거운 음식이 차마 식을세라, 주문한 사람들 기다릴세라, 재빠르게 담겨, 주문자에게 배달되는데 이게 전혀 괜찮을리가 없잖은가. 화양연화를 보다보면, 장만옥은 큰 텀블러 같은 걸 가져가서 우동을 담아오던데. 음식 텀블러도 챙겨 다녀야하나, 싶고.

도시락을 싸오는건 어때? 넌지시 물으니, 출근도 힘든데 도시락은 어려울 것 같다는 답들이 돌아왔다. 쿠킹호일에 담겨오는 김밥은 괜찮으려나....


또다른 고객사 B에서는 2. 믈에 녹는 점착 라벨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case외에도 내가 모르는 움직임이 더 많을거다. 친환경이슈가 어제 오늘일만은 아니니까.

이러한 자료들 모아서, 회사에서 요청오면 채용시장 트렌드 관련, 칼럼한번 써봐야겠다.


3. 어제는 <가습기메이트> 소송관련 뉴스를 들었다. 흡입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로 제조된 가습기메이트로 2002년부터 9년간 사망자 12명, 부상자 87명이 발생한 사건인데, 이 제품은 SK케미칼이 만들고 애경산업이 유통해서 각각 대표들이 구속/불구속을 당했었다. 2019년에.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희생자를 낸 제품인데 이 가습기메이트 공방은 <사람에게 이미 폐질환 등이 발생했다는 전제를 하고 CMIT·MIT 성분의 영향을 확인하는 의미에서 동물 실험을 했지만, 뒷받침할 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면서 인과관계가 없음을 이유로 무죄판결이 났다. 피해자 조순미씨는 <내 몸이 증거>라며 오열했다. 어제 뉴스를 아침에 출근길하며 듣는 편인데, 머리를 감다가 눈물이 왈칵쏟아졌다. 대기업에서 만들고 유통하여 시판된 가습기를 썼을뿐인데, 그 이후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산소호흡기 없이는 단 한시간도 버틸 수 없어진 것. 그런데 이것이 과연 대표 한사람을 타깃한다고 해결되는 일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연구원 한사람 한사람, 법적절차, 기업의 책임 모든 것이 뒷받침 되어야 하지 않을까? 공장의 이슈가 생기면 본인이 책임지고 그만뒀던 공장장들을 많이 만나왔다. 그러라고 책임자를 선정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구원들도 연구결과를 가감없이 공개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그 제품을 쓰지않고, 이번만은 눈감는 식으로, 가 아니라.


그러는 와중에 4.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천명했다. 그린피스는 탱크를 제조해 오염수를 장기간 보관하고 천천히 방류해야한다는 식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방사능 수치가 낮아지기 때문인데 일본은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 기억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사건을 지우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사고현장을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짓고 디즈니랜드같은거라도 세워서 <방사능을 극복한 사례>로 떠들어대고 싶은 것. 아니 이건 좀 감정이 격해진 표현이고 그렇게라도 극복해내고 싶은 마음이야 알겠지만, 그래서 올림픽 개최하고 싶은 마음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그걸 자기들 맘대로 바다에 방류할 수는 없었으면 좋겠다. 국제사회비난때문이 아니라, 물고기를 못먹어서가 아니라, 하늘과 바다는 지네께 아닌데 지들 맘대로 그런 결정을 해서는 안되는거니가.  국제법으로 제지하기도 모호하다는 걸 2019년에 이가혁기자가 팩트체크에서 다루었었다.협약만으로 법위반 여부를 따지기 어렵다는 식의 결론으로 기억하는데 2021년에는 이 결론이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



에필로그

(나의 브런치에 등장하는 에필로그라 함은, 위의 글과 맥락이 다른 딴생각이란 소리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오늘은 회장님 생신이다. 82번째. 2020년에 팔순기념 점심식사를 했는데 팔순을 81세에 한다고도 하고 80세에 한다고도 해서 헷갈리지만, 여하튼 회장님 생신이라 영상으로라도 대신 축하를 드리고 싶어서 팀분들께 간단한 인사말이 담긴 동영상을 요청했다. 그런데 새삼, 팀분들이 보내준 영상을 보니 하나같이 다들 너무 예쁘게 생겼더라. 동료들도 나에게 외모보고 팀원 뽑냐고 물을 정도니까.

유명한 일화도 하나 있다.  

어느날 우연히 엘베에서 우리팀 단체를 만난 타 부서 팀장님이 <그 팀은 팀장 빼고 다 예쁘네요> 라는 팩폭을 남긴 에피소드. 나는 뭐 괜찮다.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는 한 인간으로,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질때가 많고 자기 객관화가 투머치 잘되는 스타일이니까. 

물론 내가 이쁘지 않게 태어난 것이 사는내내 사실 꽤 애석하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성형수술을 감행할 용기따위도 없다. 9cm 이상으로 자란 자궁의 혹하나도 잘라내지 못하는 겁보가 성형수술은 무슨. 되도록이면 이번생애엔 수술대에 오르는 일만큼은 막고싶다. 그래서 어차피 예뻐질 수 없는 것 매력적으로라도 지내고 싶어서 몇가지 결심했다.

비용이 들더라도 커트라인 신경쓸것

주 4-5회 스쿼트 혹은 달리기

오버핏 자켓 사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테가 베네타 보디로션 사기 (주문완료)

따뜻한 가슴과 열정과 아름다운 미소와 지성을 겸비하기 위해 책과 영화 보기 (my favourite)


환경호르몬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해서 ==>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제법 결론은 어떻게 되나에 대한 글로 이어졌다가 ==> 팀원들 미모 이야기를 끝으로 ==> 결론은 매력적인 내가 되기 위해 <사고싶은 장바구니 목록> 에 넣어두었던 배두나 자켓을 사겠다는 결심으로 글을 끝맺고자 한다.


하기사 뭐  늘 이런식이었으니까.

한가지 주제로 끝까지 글을 끌고나갈 힘같은게 없는 나약한 인간이다.

왜이렇게 나약할까. 매일매일 밥도 엄청 잘 먹는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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