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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an 27. 2021

K방역이 수치가 아니라  자랑인 이유

당신들 덕분입니다


새벽만 되면 눈이 말똥말똥해지니 큰일이다. 마치 내일은 출근 안할것처럼 오늘도 컴터앞에서 시간을 보낸다. 벌써 새벽 두시. 밤엔 자기 싫고, 아침에 일어나기 싫고. 아이 참.....유퀴즈에 나온 김유진 변호사 보면서 일찍자고 새벽시간 좀 활용해야지 했는데, 웬걸. 그녀는 그래서 변호사가 됐겠지. 새해다짐 좀 했다고 갑자기 아침형 인간이 될수있는 것도 아니고. 뭐, 그냥 이렇게 생긴대로 살다보면 먼훗날 부엉이라도 되지 않겠나..(혼자사는데 뭐 이런 헛소리쯤이야...)


무튼, 이 새벽에 내가 브런치를 찾은 이유는 딱 한가지다. 너무 소름 돋고, 너무 끔찍한 상상을 했는데 그걸 기록해두고 싶어서, 다.

갑자기 <이명박근혜>시대에 코로나 19 팬데믹을 맞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처참하고 참담한 상상.


2016년 박근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2017년 3월 박근혜 탄핵이 인용되어 대통령 자격이 박탈된 것. 
같은해 5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통령으로 공식취임하게 된 것.


이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갑자기 얼마나 천만다행으로 여겨지는지 모르겠다. 

만약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면? 

2013년부터 5년간의 임기를 훌륭히 마치고 2018년엔 고향으로 돌아갔을텐데. 그랬다면 2019년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청와대에서 보톡스 시술이나 받고 있는 여성 대통령과 팬데믹 상황을 마주해야했을수도 있다.


와. 

휴. 

오와!!!!!!

.

끔.찍.하.다.

상상을 시작도 안했는데 벌써부터 식은땀도 날라,한다. 


마스크 공급이 부족했을때 순차적으로 보급해주는 시스템에 놀랐었는데 이런 시스템이란게 그녀 시대에 그게 가능했을까? 역학조사도 교회라고 봐주고, 아는 기업이라고 봐주지 않았을까? 

사회적 거리두기, 의 정부 방침을 믿고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했을까? 

백신을 선택함에 있어 보급률과 안전성을 따져서 결정했을거란 믿음이 있었을까?

코로나 방역이 지금처럼 체계적으로 됐을까?


아닐거다. 

결코 안그랬을 거다. 

국가적 불신이 난무했을거다.

모든게 음모라고 생각했을 거다. 실제 그랬을 가능성도 높고. 

그리고, 단언컨대, 

K방역은 오명으로 남았을거다.


다스가 끝끝내 자기 소유가 아니라며 349억원을 횡령한 파렴치한이 수장인 때가 아니라서,

삼성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하고, 청와대 국가기밀 문건을 유출하여 국가적 위상을 바닥으로 실추시킨 비운의 탄핵 여주인공이 리더인 때가 아니라서,

얼마나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선거 하나 잘해서, 우리는 K 방역을 얻었다.

20대 대선이 벌써부터 걱정인 이유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재직일수

이승만 : 4273일 (11년 8개월 11일)
윤보선 : 588일 (1년 7개월 10일)
박정희 : 5793일 (15년 10개월 9일)
최규하 : 255일 (8개월 10일)
전두환 : 2733일 (7년 5개월 23일)
노태우 : 1827일 (5년, 1987년 헌법 개정으로 1988년 이후부터 임기가 5년 단임으로 고정됨)
김영삼 : 1826일
김대중 : 1825일
노무현 : 1826일
이명박 : 1827일
박근혜 : 1474일 (탄핵!!!!)
문재인: 현재 진행형


이 순서를 바꿀수만 있다면 

나는 김대중 대통령 다음에 노통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김대중 대통령 다음에 애석하더라도 이명박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그리고 노통이 정권을 잡아서

현재 문재인 정권의 상당부분 도움이 되는 국가정책에 초석을 마련해두는거다, 그리고 한번더 애통하지만 정권을 최초 여성에게 넘겨준다. 모두가 예상한대로 국정농단을 통해 탄핵되시고, 그 자리를 똑같이 우리 문통이 차지한다.


그랬다면, 노무현재단 공식행사에서 나는 노통을 만났으리라.

노짱이 지은 친환경 오리농사랄지 노짱이랄지 노짱을 보기 위해 봉하마을을 찾은 방문객들로 넘쳐났으리라.

추모하기 위해 그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해봤다. 다들 너무 앞서간 사람이라고, 너무 빨리 대통령이 됐다고들 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순서가 바뀌었다면 그가 살아있었을거라서 그렇다. 나는 살아있는 그가 보고싶고 그의 논평이 그립다.

타임슬립 가능한 시계가 내게도 주어진다면, 나는 16대 대통령 선거에는 나가지 말라고 그에게 조언하고 싶다. 이미 16대 대선의 흐름을 탄 그가, 미래에서 온 웬 여자사람 말을 도무지 믿으려 하지는 않겠지만. 설사 믿어준다 해도 그는 아마도

<그렇다면 그 또한 운명이겠지요> 하며 미간에 주름을 잔뜩 잡고, 

줄담배를 태우며 <그래도 가볼랍니다. 이왕 하기로 한거 끝까지 도전해봐야하지 않겠어요> 하며 다시 똑같은 길을 그대로 걸을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익하고도 아무 쓸데도 없는 상상을 해본다.

그가 이명박 뒤에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면. 

그랬다면 좋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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