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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Dec 01. 2021

다시 보는 <어린왕자>

독서모임 한뼘 6회



지난번 독서모임을 통해 심오한 철학책을 읽었던 터라 이번에는 조금 가볍게 읽어볼 책을 생각해보다 멤버들에게 어린왕자를 추천했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멤버들이 어린왕자가 아니라 <다시보는 어린왕자>라는 제목의 new version 이 나온 줄 알고 한참을 찾았다는 것. 다시보는 어린왕자라는 제목의 책은 없다. 다만, 어렸을때 읽었던 어린왕자를 '다시' 한번 읽어보자는 취지였을뿐~ ^^



다시보는 어린왕자, 아니고 

그냥 <어린왕자>




중학교때 읽었던 어린왕자나, 지금 읽는 어린왕자나 크게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는데, 

한가지 충격적이었던 것은 밀리의 서재를 통해 굉장히 여러버전의 어린왕자를 읽다가 발견한 <번역의 차이>였다. 내가 어릴때부터 보고 자란 어린왕자의 그림체가 있는데, 그 그림체가 담긴 어린왕자를 찾다가 우연히 각자 다르게 번역된 한 문장을 보고 번역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금 깨닫게 됐달까.


그때나 지금이나 어린왕자와 사막여우의 이별장면이 한결같이 가슴이 아프다.

사막여우는 도대체 몇살이길래 이렇게나 성숙한 이별을 하는 걸까. 

사막여우와 이별하는 장면에서 어린왕자가 묻는다. 

너의 요청대로 나는 너를 길들였고 그래서 우리는 친구가 됐지만 내가 다시 길을 떠나게 됨으로 인해 결국 너는 아무것도 없는게 없지 않냐고. 그때 사막여우가 말한다.



황금빛 밀밭을 보면 네 생각이 날꺼야



사막여우는 시인인가?

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이별을 많이 해봤으면 저런 주옥같은 멘트가 나오는 걸까. 사막여우의 사랑의 방식때문에 나는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다른 어린왕자 책 7권에서는 모두 다 이부분을 다르게 번역했다.

(하기 그림 참조)


(네가 떠나도 내가) 얻는게 있지. 밀밭은 황급빛이니까. 로 변역한 것!!!!!!!!!!!!

인문학정서가 갖춰진 번역가의 존재는 그야말로 너무 중요하고 또 중요하다. 

원서를 볼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서도.............



잘된 번역(왼쪽)과 잘못된 번역(오른쪽)의 예시




어렸을때 로빈슨이 사랑방에서 엉엉 울어서 놀란 맘에 가봤더니,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를 읽는 중이었다. 제제가 너무 불쌍해서 아이같이 엉엉 울던 스무살 로빈슨은 여전히 그 감성 그대로 쉰두살이 되었다.


로빈슨이 그려준 어린왕자, 좀머씨 수채화그림들이 내방에는 항상 붙어있었다.

그 감성 그대로 마흔두살아 된 나도, 사내 독서모임 멤버들과 가장 마음에 드는 어린왕자 페이지를 골라서 그림을 그려보자는 제안을 했다.


알렉스, 애니 모두 상당한 실력가로 밝혀졌다 ㅎ

나는 몹시 슬플땐 석양을 본다던 어린왕자가, 어떤 날은 마흔네번이 석양을 봤다는 그 페이지가 아련해서 그 페이지를 그려봤다. 


 

한뼘 6회



에필로그

7회 한뼘 책은 장자의 비움공부다. 애니 상무님 추천! 

사내 독서모임 회원의 이직과, 탈퇴로 지금은 인원이 굉장히 소소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다른 멤버들이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7회에서 다시 만나요. 젭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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