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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Mar 09. 2022

나의 다섯번째 대선 투표에 대하여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들었던 그해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맨날 지기만 하는 나의 최애 농구팀이 플레이오프 우승을 한 것보다 더 기뻤다. 

김대중 대통령이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르게되었는지-인고의 세월을 버티고 죽음의 문턱도 넘어- 알았던터라 더 감개무량했던것도 같다.


그시절 나의 정치관에 9할 정도 영향을 미친 인물이 바로 강준만이었다. 지금은 더이상 그의 논평을 찾아 읽지는 않지만 강준만은 한국정치의 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내게 중요한 뗏목이 돼 주었다.

순간 순간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뗏목들 덕분에 우리는 강을 무사히 건너지만 강을 건너고 난 후에는 그 뗏목을 놓아야지만 새로운 모험을 시작할 수 있는 법이다.



16대 대통령부터 선거권이 주어졌었다!



그리고 2002년 대선

내 생애 첫 대선 투표였다. 당연히 노짱을 뽑았다.

드라마틱하게도 노짱이 대통령이 되었다.

기쁨은 잠시, 곧 시련이 시작되었다.


이명박근혜 시대가 오고말았다.  

2012년 대선이 결과를 믿을 수가 없었다. 처음으로 이민을 생각했다. 자기 뜻대로 투표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나라를 떠나겠다는 사람들을 이전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었는데 또 하나를 배웠다. 아, 세상의 모든 일들은 내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이해안된다"는 말을 하면 안되는 거구나. 하고.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다. 

매일 아침 일어나, 회사를 가고, 밥을 먹고, 친구들과 영화를 보는 평범한 삶 자체가 싫어졌기 때문에. 

단지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텐데....왜 그토록 무기력했을까. 

그러나 결국, 그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대한민국 대통령 최초로 탄핵을 당하게된다.


그리고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갈까? 기대가 컸다.

결론적으로는, 그보다 더 잘할 수는 없었다, 라고 평가하고 싶다.


갑작스런 팬데믹

2012년 당시 박근혜가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대통령이 되었다고 잠깐 상상해보자.

문 대통령이 5년뒤, 2017년 임기를 마치고, 문재인 정부 이후 박근혜가 당선되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고 치자. 그 정권하에서 우리가 코로나를 겪었다면?


상상만으로도 아찔하지 않은가? 만약 그랬다면 K방역의 영광은 한국이 차지하지 못했을거다. 


다음 대통령을 선택해야했는데 언론은 어제까지도 갑론을박이다. 주변의 유권자들 중 상당수는 이도 저도 아니니 차라리 허경영을 선택하자는 부류도 꽤 늘었다. 


내 결정은?

나는 심플하게 생각했다. 

국가 위기 상황속에서 두 후보자는 어떤 방향으로 선택할 것인가. 그 선택이 정말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방법일까?  



눈뜨자마자 새벽 6시에 투표장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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