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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Oct 23. 2023

대인관계 이슈와 연결된 감정 '슬픔'

'리더의 정서지능' 다섯번째 수업정리


이제 두달 뒤면 이사를 간다. 올해가 가는 게 너무도 아쉽지만 이사를 가려면 12월 중순이 되어야하기에 아이러니하지만 빨리 날짜가 가는 걸 기다리고있다.


어젯밤 짐정리를 하다가 '슬픔이'를 회사로 데려웠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개봉 당시에 내 최애 캐릭터라는걸 알고 써머가 사준 아인데, 앞으로 더 자주 내 슬픈 감정과 그 감정이 주는 메세지를 들여다보겠다는 의지의 일환으로 슬픔이가 원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일단 데려왔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내가 제일좋아하는 '슬픔이'


오늘 나의 할일은 ’감정‘에 관해 지난 한달반 간 배운 수업을 복기해보는 것이다. 이번주 목요일까지 해야하는 <일>이 있는데 그 모든 것은 나몰라라 제쳐두고 수업시간에 노트 필기해둔 것을 정리하면서 모든 열정을 쏟고 있다. 저녁먹는 것도 잊고서. 왜? 나처럼 감정으로 고통받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 내가 복기할 마지막 감정은 <슬픔>인데

본격적인 <슬픔>을 논하기전에 내가 가진 오래된 병에 대해 짚어봐야 할 것 같아서 잠시 시간을 할애하고자 한다. 금사빠, 쉽사빠. 작은 호의를 과도하게 해석하는 나같은 사람의 심리는 뭘까, 늘 궁금했다. 사소하고 의미없는 상대방의 작은 호의에도 크게 의미를 부여하는 유형의 사람. 심리학적 견해가 부족하기에 chat GPT에게 물어봤다. (교수님께 물어보기엔 너무 창피한 일이니까!!!) 챗 GPT에 의하면 어쨌거나 어릴적 소외당한 경험이 있고 인정이나 사랑을 받지 못할까봐 감정적으로 불안하고 자아 강화가 필요하다는데 이런 건 어떻게 개선해나가면 좋을지 참 난감하다.





슬픔이라는 감정은 왜 존재할까?

불안은 '위험하니까 나를 좀 지켜봐줘' 하는 메세지.

화는 'unfair 함'에 대한건데 여기 불안이 같이 있으면 화가 조금 더 복잡해진다.

슬픔은 '대인관계' 이슈다. 슬픔은 너무너무 중요한 감정이고 그래서 개발해야 하는 감정이기도 하다.


비극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우는 행위를 통해 내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거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통해서 봤듯이 슬픔을 억제하자 기쁨이도 사라졌다. 슬픔이와 기쁨이가 사라지자 라일리의 아름다운 기억을 이루고 있던 여러 섬이 무너졌다. (그때 어찌나 펑펑 울었던지!!!) 슬픔이 라일리에게 전달한 메세지중 하나는 '부모가 나에게 중요한 사람이다'라는 것. 슬퍼할 때 사람들을 끌어당겨서 위로받는다. 그러니까 씩씩한척 괜찮은척 하지말고 한번씩들 울어제끼시길!


교수님은 슬픔이라는 수업의 첫 머리를 슈베르트 가곡으로 시작했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드라마 <신성한 이혼>에서 조승우가 슈베르트의 '마왕' 도입부를 직접 연주한 씬이 있었는데 조금 과장해서 그장면만 백번쯤 본 것 같다. ‘겨울나그네’라는 곡도 마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왠지모를 음산하고 슬픈 정서가. 괜히 ‘이세상 가장 침울한 단조 24번째 곡’ 이란 별칭이 생기진 않았을거다.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가곡 <겨울나그네>. 이 곡을 만들게 된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 열등감에 사로잡힌 남자가 있다. 그 이름은 슈베르트. 그는 스폰서인 귀족의 딸을 사랑했다. 그런데 어느날 그여자로부터 결혼식 청첩장을 받게 된다. 그때 우리의 슈베르트가 느낀 마음은? 분노보다 엄청난 상실, 슬픔이 사무치게 들이닥쳤을거다. 그러니까, 이 곡은 그렇게 헌정됐다.  연인에게 버림받은 나그네의 춥고 어두운 마음을 슈베르트는 세상에서 가장 침울한 단조로 표현해내는데 성공하게된다.

 


슬픔은 대인관계와 관련된 감정이다!

슬픔의 4가지 기능

1. 주변 사람들의 위안과 도움

2.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의 상실 (일이 너무 많아 혼자 12시까지 일하다 지쳐서 집에 갔는데 다음날 왜 아직 안했냐고 혼났을때. 이 슬픔은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것을 이야기해준다)

3. 상대에 대한 공감 및 겸손한 태도 (행복한 기분을 유도하는 영화를 본 실험대상자보다 슬픈 기분을 유도하는 영화를 본 이들이 비교적 겸손했는데 이는 참가자의 슬픔 기분이 상대방의 감정을 상하게 할까봐 미리 배려하고 겸손하게 행동하게끔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슬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공감지수가 높다)

4. 상황에 대한 현실적 이해 (우울할때 냉철하고 정확한 태도 갖게 된다. 우울한 현실주의라고 한다. 우울이나 슬픔은 나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관계를 개선하고 자신을 발전하게 만드는 동기를 부여한다)


그러니까 슬픔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감정이다.

슬픔은 주변인들이 나에게 위안과 도움을 주도록 유도한다. 슬픔은 내 인생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엇인가가 빠져있음을 알려준다. 특히 대인관계의 욕구에 귀 기울이게 하는 기능을 한다. 슬플때 우리는 겸손해지고 상대와 공감하는 능력도 커진다. 우리는 슬플때 자신을 냉철하게 보고 부족한 부분 발견해서 개선할 기회를 갖는다.


여기서 잠깐, 교수님의 강의자료에는 내가 반할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많다. 그 이야기를 또 하지않을수가 없다.


광화문 촛불집회가 화를 적절하고 건설적이게 표현한 정치적 표현이라고 한 점.


세월호 사건을 다룬 <눈먼자들의 국가>라는 책을 인용해서 타인의 슬픔에 대해 '이제는 지겹다'고 말하는것은 참혹한 짓이라고 의견을 피력해주신 것.


세월호는 슬픔자체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하고 처리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슬퍼하는것도 못하게 하고 축제도 못하게 해서 기쁨도 못느끼게 하고. 자식이 죽어서 슬프지만 슬픈건 슬픈거고 웃을수도있는데 이런 감정을 프로세스하게 해줘야하는데 그런 감정을 꽤 오래 억압했다.


슬퍼해야 한다고 슬픔을 강요하는것.

슬픔을 의무화하는 애도기간 같은걸 주는것.

슬픔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것.

이 모든 것들이 슬픔의 또다른 억압일 수 있다.


슬픔을 느끼는 사람들은 내가 뭘 잘못했나 스스로 모니터링 하게 된다. 슬픔을 느낄 수 있어야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게된달까. 그런데 내가 born to be 슬픔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면 슬픈 음악을 듣거나 슬픈 영화를 봐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슬픔이라는 감정은 없애거나 극복할 대상이 아니라 경험해야 하는 대상이고 슬픔을 허락하고 느낄 때 애도가 가능해진다.




별책부록: 자서전 기억연습하기!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왜, 에 입각하여 엄마에게 질문하기. 노년이 될수록 구체화가 떨아지면서 자서전 기억도 안좋아지는데 이 기억이 떨어지면 우울해진다고 한다. 자서전 기억을 연습시켜주면 활성화되면서 참여하는 노인분들이 우울감 옅어지고 인지기능이 좋아졌다.

**처음 자전거를 타 기억을 떠올려서 이야기해주세요, 라면서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왜, 까지 추가 질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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