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활용법
고유명사 미리줄리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일정 기간 거리를 두어야만 회복이 되는 까탈스러운 성격의 소유자.
그런 나의 곁에서 여전히 그 모든 순간을 함께 해주는 미리줄리에게 문득 감사함이 드는 밤이다.
한 달에 한 두 번 불쑥 혼자 있고 싶다며 동굴로 들어가버리고,
함께 간 제주도에서도 혼자 책을 보기도 하고, 감정기복 심한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 ‘둘’.
두 사람이지만 한 사람같은 고유명사, 미리줄리.
(친하게 지내는 회사 상무님은 미리줄리가 내가 키우는 개 두마리 이름인줄 알았다고 했다. 너무 자주, 다정하게 이야기해서;;;;)
참 묘한 일이다. 우연히 만나, 시나브로 가까운 벗이 되고, 한 달에 한번 수요미식회를 하고,
사실 그보다 더 자주 번개를 하고, 일년에 한 두번씩 제주도로 여행을 가고, 걸핏하면 함께 밤을 지새고,
무수히 많은 까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걱정거리를 나누고,
늘 그렇듯 마지막은 ‘셋이 커플이 되어 셋셋셋 함께 짝을 이루어 제주도에 오자’는 (의미가 없다면 의미가 없는) 다짐을 하는 사이가 되었다니.
이 안정감 있는 우리의 트라이앵글이 언젠가는 깨지겠지만, 우리 곁에 다른 짝꿍이 생기고,
우리의 분신이 태어나더라도 ‘우리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추억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도 만들어나가게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