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관계를 단절해두고 '오로지 일'에 대한 생각을 하며 전날밤 자정넘게 고군분투하던 제니퍼씨는 삼일절 휴일을 맞아 3가지 일을 했습니다. 오전에는 <싱글인서울>이라는 한국영화 한편을 보았고, 오후에는 <오십쇼 구약강의>를 듣고 사무엘상하까지 성경정리를 했습니다. 세네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늘 읽다가 포기했던 성경통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뿌듯한 맘이 더 컸습니다. 학교다닐때 이렇게 공부를 했다면 원하는 대학에 가고도 남았을텐데요. 늘 후회는 늦습니다. 여러분 뭐가됐든 열심히 하세요. 공부도 연애도 노는것도 열심히 하지 않은 44세 카우치 포테이토 제니퍼씨는 오늘도 '했더라면'이라는 후회가 흘러 넘칩니다.
낮잠을 좀 자다, 밤에는 <조국혁신당> 당원이 되었습니다.
전자서명을 통해 3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입당원서를 제출하자마자 당원신분을 얻었는데 참 쉽죠?여럽룬들도 할수 있어요, 해봅시다. 링크 클릭해보세요!
제니퍼가 생각하는 조국 신당은 이렇습니다.
1.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생각할수있는 역사적 인식을 갖춘 상식적인 사람
2. 광주민주화 운동의 아픔과 고통과 역사적의의를 아는 사람들
3. 세월호사건과 이태원 사건에 대해 함께 분노할줄 아는 사람들
4. 타인의 아픔에 대해 내 고통처럼 생각하는 나를 사랑하고 그게 이웃사랑으로 이어지는 사랑이 많고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나저나 조국혁신당 미디어담당, 홍보담당은 누구일까요? 조국혁신당 홈페이지 들어가자마자 위에 세가지 이미지보자마자 너무 멋지단 생각이 들고 조국혁신당 가치가 느껴져서 감동받았습니다. 담당자분에게 커피쿠폰이라도 보내드리고 싶어지네요. 혹시라도 이글을 보신다면 댓글 주세요. 보내드릴께요.
제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건 고등학생때였는데 이후로도 몇번의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1997년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을 읽으면서 한국역사의 추악한 실태를 보게 된것이 첫 번째 계기였는데요. 그책을 처음 읽었던 고등학교시절 이후 조선일보 뉴스와 신문은 일절 보지않고 지금 모두의 칭송을 받는 영화평론가 **님의 유튜브도 구독하지 않습니다. 소위말해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조선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글을 쓴다는걸 납득할 수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라고 이해하려고해도 아직 제 아량이 거기까지 미치지는 못하여....
2002년 처음으로 대통령선거를 했는데, 그 첫 선거에서 제가 지지하는 대통령이 당선되어 너무도 기뻤는데 7년뒤 서거소식을 들을줄은 그땐 꿈에도 몰랐습니다. 한나라의 대통령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와 무시가 그렇게까지 심할줄도 몰랐구요. 노통이 떠나고 마음둘곳이 없던 제니퍼씨는 노무현 서거당시 그것에 대하 가장 분노했던 유시민을 필두로 모인 '시민광장'에 가입해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유시민이 남긴 <서울역 분향소에서>를 읽으며 얼마나 울었던지. 그때 당시 모든 인터뷰에 등장했던 안희정지사를 보며 얼마나 감동했던지. 지금 그 인물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만.
그땐 제가 지지했었습니다. not anymore.
44년 인생 통틀어 딱 두번 자발적으로 정당가입을 해봤습니다. 첫번째는 2010년 국민참여당이었고, 두번째는 오늘 조국혁신당입니다. 국민참여당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참여정부 인사들이 참여하여 만든 정당이었는데 장충체육관에서 거행된 참여당 발족식에 들렀던 노회찬 의원의 위트있는 연설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조국혁신당 발족식에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참여당의 발족식이 있었던 그날처럼, 아니 그보다 더 역사적인 날이 될거란 기대감이 듭니다.
국민참여당은 이후 통합진보당에 합당되었다가 정의당로 재분당되었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당적이 국민참여당, 통합진보당, 정의당으로 흐르다 더불어민주당에도 적을 두게 되었습니다. 큰언니가 잠시 정치에 관여했던 시절이라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는데요. 이후 모든 당을 탈퇴하고, 정치에도 일절 관심을 끊었는데 세월호 사건으로 분노가 일었고, 이태원 사건이 터졌고, 조국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멸문지화를 당한 조국과는 달리 각종의혹에도 수사권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김건희를 비롯한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이들의 상황을 보면서 무언가 한참 잘못되고 있다는 각성이 일었습니다. 매불쇼 최욱은 조국을 두고 '전세계 멘탈갑'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아내인 정경심 교수가 감옥에 가고, 딸 조민의 의사면허 반납과 대학입학취소, 아들 조권의 석사반납까지....가족 모두 100번이 넘는 압수수색도 감내해야했고 여전히 검찰이 수사망 한가운데서 집중 포화를 당하고 있는데, 아직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지만 그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재판결과가 나오기전까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기본권, 정치참여의 자유와 창당의 자유가 있기에 그는 당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조국사태로 겪게된 피를 토할만큼의 고통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요. 법학자로서, 대한민국 법무부장관으로서, 민정수석으로서 쌓아온 그의 정치적 견해와 지식과 경험들이 국정에 긍정적인 시너지가 날거라는것에 의심치않습니다. 그의 올바른 방향에 신의 행운이 함께하리라 믿습니다.
조국에 관해서라면 더 할말이 많지만 이정도로 <정당가입권유>를 마치고, 영화 이야기로 넘어가볼까합니다. 원체 이동욱을 좋아해서 봤는데 기대는 솔직히 안했습니다. <김종욱찾기>나 <내 아내의 모든것>에서 보여주었던 임수정과 비슷할거라 생각했고 그렇게 신선하거나 특별할게 없는 로코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대사가 괜찮았습니다. 꽤. 가슴에 와닿고 메모를 하고 싶을만큼 주옥같은 대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과하지않은 그 톤자체가 편안했습니다. 사랑을 하다 헤어지고 난후 남녀의 기억에 상당한 왜곡이 있다는 점을 설명해준 장면들이나, 이성의 작은 호의에 매번 그린라이트를 의심하는 여주의 행동을 보며 저를 참 많이 돌아다봤습니다. 이런게 미러링이란 걸까요?
싱글생활을 청산하고 싶지만 사실상 싱글패턴에 너무도 찰떡인 제니퍼씨는 영화를 보면서 한번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싱글인서울 생활이 쉽게 끝나진 않겠구나, 하고. 이왕지사 자유롭다면 싱글인타이완 이런거나 좀 꿈꿔보고싶네요,
영화한편 더 보고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어영부영 새벽 두시네요.
모두들 굿밤.
한발자국도 집밖을 나가지 않은 제니퍼씨 하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