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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03. 2020

장례식장에서

제니퍼 단상

어느 가을 장례식장에서

살고 죽는 것은 하늘에 달렸지만 문화는 사람이 만든다.

장례식에 있어보면 그 짧은 사이 고인의 생전 평판이나 가족문화를 알게 된다.

애도가 넘쳤고, 고인이 생전에 베푼 아름다운 미담도 넘쳐흘렀다. 고인에 대한 추억이 정답게 오고 가는 자리에서 다시금 생각했다. 단지 내 가족 내 가정만 지키는 게 능사가 아니라 가능하다면 더 많은 이들과 하나님 사랑을 나눠야한다는 것. 하지만, 가족과 가정도 가꾸지 못하면서 다른 이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없다.


그날 유가족을 위해 '봄날은 간다' 불러준 장사익 선생님에게 존경을 표한다. 우리 할머니도 생전에 자주 흥얼거리던  노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린다는 그곡이 이렇게 슬픈 곡인줄 미처 몰랐다.

 

보고싶은 사람

몇해 전 돌아가신 한대표님 생각이 났다.

스타트업 바람이 불던 시절, 홍보 팀장으로 나를 뽑아주고 

모든 것을 일임하고, 전적으로 믿어주던 사람.


내가 그 회사의 아이덴티티라며 무너지는 순간마다 나를 독려해준 사람.


인생은 빚지고 또 그 빚 갚으며 그렇게 관계 맺고 사는 거니, 신세지고 부탁하는 것에 너무 어려워 말라던 ‘진짜 어른’.


그의 장례식장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놀던 어린 두 아들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서는…편안하신지요?

저는 잘 지내요.

빚지고 또 그 빚갚아가며 사람들과 엉겨서.

가끔 그립고 자주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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