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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y Jun 24. 2019

프리랜서로 산다는 것

프리랜서는 정말 프리할까

요즘 주변에 회사 생활로 힘들어하는 지인들이 참 많다.

남의 돈 벌어먹고 산다는 게 어디 쉽겠는가.

나도 회사 생활을 해봤기에 그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한다.

때론 일 때문에 힘든 것보다, 인간관계로 힘든 일이 더 많다는 것도.

그래서인지 내 주변에는 “넌 프리랜서라서 좋겠다-”하는 사람들도 있다.

힘들면 누워서 쉬다가 다시 일해도 되고

카페에 가서 여유롭게 커피 마시며 일해도 되고

출퇴근 지옥철도 없고, 지긋지긋한 상사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며

힘든 야근과 회식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냐고.


언젠가 같은 프리랜서들끼리 모였을 때

“막상 프리랜서 돼 보니까 전혀 프리하지 않아... 아! 급여는 프리하겠네ㅋㅋ”

이런 웃픈 얘기가 오고 갔던 적이 있다.


확실히 출퇴근 없고, 뒹굴다가 일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고

심지어 일하다 잠시 눈 부치고 다시 일어나서 일해도 상관없는 직업인 건 맞다.

하지만 밤부터 일해야 할 때도 있고

마감이 촉박하면 날을 새야 할 수도 있고

주말이니 연휴니 그런 날 남들처럼 똑같이 쉴 수 없다.

남들 일할 때 쉴 수 있지만

남들 쉴 때까지 쉬게 되면 수입에 타격이 생긴다.

일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지금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쁘다고 해도 당장 내년, 아니 다음 달에도 지금처럼 바쁘리란 보장이 없다.

프리랜서는 일 자체가 수입과 직결되다 보니

일이 없는 날 대충 인터넷이나 하다가 퇴근해도 똑같은 월급이 나오는 월급쟁이랑은 그런 점이 가장 다르다.


난 3년간의 회사생활을 통해 조직생활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마지막 직장을 관두기 전,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하면서

“그냥 내 힘으로 먹고살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어. 그래서 프리랜서로 일할래 -”

라는 대책 없는 선언을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당장 뚜렷한 계획도 없고 방법도 몰랐기에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그리고 1년 후 어쩌다 보니 그렇게 프리랜서 번역가가 되었다.

처음엔 이걸로 과연 먹고살 수 있을까란 고민을 참 많이 했다.

그런데 어느덧 6년 차에 접어들다니.

역시 사람일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프리랜서로 살다 보니 회사 다닐 때와의 장단점이 더욱 극명하게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야 회사 다닐 때보다 지금이 낫다고 생각하기에 이 일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무리 친구들과 지인들이 회사 생활로 힘들다고 징징대도

나처럼 프리랜서가 되라고 할 수는 없는 일.

프리랜서도 맞는 사람, 맞지 않는 사람이 분명 있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추천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 길이 회사 다니는 것보다 더 어려우면 어렵지 결코 쉽다고 할 순 없기 때문에...

나조차 예전으로 돌아가도 과연 이 길을 다시 택할까.라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하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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