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오해하셨다고요?

예.. 뭐.. 그럴 수 있죠.

by jenny


예전에는 나를 오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오해를 풀고 싶어서 전전긍긍했다. 그 사람을 좋아해서 나를 잘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나 네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구린 사람 아니야, 구구절절 설명해서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증명받고 싶었다. 그냥 나와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 건데, 꼭 내 전체가 부정당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애초에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만큼 유한 성격도 아니면서.


지금은 나를 오해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냥 둔다. (두는 척한다...) 어차피 내 노력으로 어쩔 수 있는 게 아님을 아니까.


그래도 가끔 분한 건 어쩔 수 없다. 네가 뭘 안다고 나에 대해?



여행을 하면서도 나를 오해하는 사람이 가끔 있었다. 뭐 그게 그렇게 오해할만한 행동이었나.라고 하기엔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니까 논외로 하자.


대놓고 적대적이었으면 뭐 그냥 나도 안녕했겠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다. 애매하게 관계를 유지하면서 싫은 티를 냈다. 물론 나와 맞지 않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 싫었을 수도 있다. 간디도 적이 있는데 내가 뭐라고 모두가 날 이해해.


나에게 이런 점이 별로였다고 얘기하고 풀었어도 되고, 싫으면 그냥 안 봤어도 상관없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이였으니까. 어느 정도 눈치를 채서 너 뭐 화난 거 있어?라고 물었을 때도 아니 그냥 피곤해서 그래 라고 얘기했던, A. 뭐가 있긴 한 것 같은데 굳이 얘기하며 풀고 싶지 않은가 보다 하고 말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A는 본인이 주도해서 나와 B의 험담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별로라고 다른 사람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씹었던 나와 B를 그래도 마무리는 좋아야지 라며 사람 좋은 척 파티에 초대했다. 그리고 ‘그 둘은 제일 어려운 음식 해오라고 시켜야지~ 그 둘 한텐 그래도 돼.’라고 말했다고... A가 우리에게 부탁한 음식은 닭강정이었다.


B는 원래 남의 눈치를 안 보는 편이라 해맑게 장을 봤는데, A의 감정을 대강 눈치챈 나는 닭강정을 만드는 내내 짜증이 났다. 내가 굳이 나를 싫어하는 A랑 파티를 하려고 닭강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심지어 나는 닭강정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열 받아서 닭을 자르다가,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 생각하며 튀김옷을 입혔다. 뭐, 내가 오해했을 수도 있지. 싫으면 부르겠어? 다 같이 놀면 재밌으니까.

그 날은 그냥 재밌게 놀았는데, 사실 그 파티에 있던 사람들이 다 의아해했다고 한다. 아니 A는 그렇게 싫다던 저 둘을 왜 초대했지?라고.


이 사건으로 확실하게 깨달았다. 나는 대놓고 적대적인 사람보다 위선적인 사람들이 더 싫다.


사람 좋은 척하면서 사람들과 관계를 쌓고 여론을 조성하던(?) 걔는 정치외교학과였다. 우리는 정치외교학과란 무엇을 배우는 학과인가에 대해서 밤이 새도록 편견이 가득 담긴 토론을 했다. 그러다 깨달은 사실인데, 걔는 우리를 오해하고 싶어서 오해했던 것 같다.




모든 세상 사람들은 나를 오해할 권리가 있고

나는 해명할 의무가 없다.

- 현경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오해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굳이 해명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아끼는 사람들은 나를 백번 오해해도 백번 이해하려고 할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더 마음 담긴 해명을 하며 살고 싶다.



+ 누군가를 쉽게 오해하고 당당하게 해명을 요구했던 기억이 나에게도 많지 않은가. 에 대해 생각하면 나도 딱히 할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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