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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Feb 21. 2019

다투며 기분을 푸는 사람은 만나지 말아요

되게 속상한 날이 있어요. 하루가 아니라 몇일, 아니 한 계절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슬픔을 흘려내요.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요, 좋아하는 일을 몇가지 하면서 달래기도 해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그 슬픔을 누군가와 다투며 풀어요. 아주 많이 화를 내고 울면서요. 혹은 날카로운 단어들을 묶어 뱉으면서요. 섭섭한 일을 핑계로 그간 담아둔 슬픔을 눈뭉치처럼 만들어서 던지는 겁니다.


난데없이 눈뭉치를 맞으면 누구라도 아파요. 슬픔으로 함께 눈사람을 만들면 될 일인데, 왜 그 눈을 던지나 싶어서 슬퍼지는 겁니다. 아, 그런 날이 정말 슬픈 날인 것 같아요. 슬픔 앞에서 함께 할 수 없고, 서로에게 더 큰 아픔만 남기는 날이요.


누군가를 만나면서 많이 울었던 날을 곰곰히 떠올려봅니다. 역시나 사랑하는 이가 슬픔을 내게 풀던 날이었어요. 감정받이가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다 받아주고 돌아오는 날이면 사랑을 의심하게 되거든요. 내가 아는 사랑은 그런게 아닌걸요. 아주 따뜻하고 애정어린 마음이니까요. 오늘 많이 슬프다며 아이처럼 엉엉 울고 시원한 맥주 한잔에 함께 웃는 일이니까요. 눈물로 얼굴이 다 젖고 눈도 부어서 지금 못생겼지 않냐고 물어도, 참 예쁘다 하는 일이니까요.


다투며 기분을 푸는 사람은 만나지 말아요. 혼자 슬픔을 흘려낼 줄 아는 사람, 슬픔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과 많이 울었으면 좋겠어요. 가끔은 울어야 좋습니다. 그래야 많이 웃을 수 있어요. 마주하는 모든 순간을 사랑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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