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기호는 말했어요. 아이를 키운다는 건 기쁜 건 더 기쁘고 슬픈 건 더 슬퍼지는 일 같다고. 감정의 폭이 넓어지고 알지 못했던 감정의 선까지 보게 되는 일이라고요.
제겐 사랑이 딱 그랬어요. 기쁜 일은 더 기뻐서 행복했고 슬픈 일은 몇배로 슬퍼서 많이 울었어요. 양가 감정을 느끼며 때때로 나를 미워했고요. 그래서 신기해요. 이런 사랑을 또 하고 싶다는 것이요.
돋보기를 대고 사는 것처럼 뭐든 커다랗고 신이 나게 보이던 시간들이 그립나요. 좋은 향기가 날 듯 웃는 순간에 있고 싶은 걸까요. 우리는 행복한 날에 나오는 웃음소리와 감정들을 잘 알아요. 그래서 온 추억을 뒤져 그것들을 찾아내는 겁니다. 다시 행복해지고 싶으니까요.
아는 지인이 좀 달라졌어요. 평소에는 그렇게나 말이 없는 사람인데, 어쩐 일인지 볼에 바람을 넣고 웅얼거리면서 시덥잖은 농담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 누군가와 사랑을 시작했죠? 잘했어요. 정말 그뿐이에요. 그대가 더 기쁘고 더 슬퍼지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