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돌아 우리는 다시 만났는데 어릴적 빛나던 것들은 각자 어딘가에 감추고 온 것 같았어.
그걸 생각하며 먼 길을 버틴거라서 우리는 너무 허무 했잖아. 그래서 나는 엉엉 울었고 너는 그만 울라고 했지. 겉옷을 무릎에 올려주면서. 그래도 남아있는 따뜻함이 있었던 걸까, 아니면 여전히 자주 안쓰러움을 느끼는 사람인 걸까.
바닥에 흐드러진 벚꽃이 아니었다면 성큼성큼 네 곁을 떠날 수 있었어. 하필 발 아래 뿌려진 꽃잎들에 채여서 못 떠났던 것 뿐이야. 나역시 변한 모습으로 네 앞에 섰지만 오랫동안 그때의 순수함이 그리웠어.
우리 얼만큼 변했고 얼마나 돌아서 만났을까
사랑하기에 늦지 앉았다면 두고 온 빛나는 것들은 언제고 다시 찾으러 갈 수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