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벚꽃이 제멋대로 피더라고요. 다니던 캠퍼스엔 봉우리만 있던데, 집앞에는 벌써 흐드러졌어요.
괜히 웃음이 나더라고요. 항상 단아하고 청순하게 같은 시기에만 피더니 올해는 장난기가 가득한 느낌이 드는거에요. 아무래도 올 봄은 예감이 좋은 겁니다, 감춰진 빛들이 퍼지는 봄이 올 것 같아서요.
아는 누군가는 가슴이 뛰고 싶다며 여행을 갔고요,
친한 언니는 다음주면 결혼을 해요. 키우던 식물에는 잎이 났고, 봄 햇살은 종종 침대까지 스며들어요.
옥탑방에 사는 여동생은 눈이 부셔서 잠이 깬다는데, 오늘은 그 봄에 비까지 촉촉이네요. 앗! 진짜 봄이 왔습니다.
봄에는 한 숨결 만큼만 더 기분좋게 지낼래요.
고운 단어를 더 쓸거고요, 부드러운 옷을 자주 입겠습니다. 자주 웃음을 지을게요. 손으로 자주 쓸어 담겠고요. 봄입니다. 오늘 비가 그치면 더 봄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