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 Jun 12. 2019

자주 억울함을 느낀다면 혹은 자주 울게 된다면

우는 어른 혹은 우는 아이

  억울함이라는 감정은 아무 잘못도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거나 하여 분하고 답답할 때 느껴지는 감정입니다. 억울함은 다른 감정과는 다르게 풀어주지 않으면 고스란히 얇은 층으로 마음에 쌓여요. 누군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우리는 이성을 잃고 화를 내거나 결코 울 일도 아닌데 눈물을 한참 쏟아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평소에 자주 억울함을 느낀다면 두 가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누군가 진정으로 내 이야기를 충분하게 들어주고 공감해주고 있는가

마음에 쌓여있는 억울함은 없는가


자주 우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아이들에게는 늘 연필과 종이를 가져다주고 살면서 억울했던 일을 적어보라 합니다. 열한 살 아이가 수십 가지 억울했던 일을 적어요. 억울함을 느끼는 것은 어른도 아이도 같아요.


몇 주 동안 함께 시간을 내어 그때의 내가 느낀 억울함을 이야기하게 해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까지 정말 억울해집니다 ”참 억울한 일이다, 그렇지?”하면 아이는 오래도록 울더라고요.

그렇게 공감받고 이야기하며 감추고 눌러두었던 마음들을 풀어나갑니다.


마지막으로 억울한 일을 다 이야기한 날일까요.

아이가 말합니다. 요즘에는 이상하게 눈물이 잘 안 난다고요. 그럼 저도 말해요. 참 기쁜 일이다, 그렇지? 아이는 반달보다 작은 눈으로, 예전보다 더 아이답게 웃더라고요. 아주 예쁜 웃음이었어요. 억울함이라고는 느껴본 적이 없는 아이처럼 해맑고 순수했고요.


확실히 마음에 억울한 일이 많이 쌓이면 우린 더 자주 속상해져요. 그리고 눈물도 쉽게 나고요. 그건 내가 그런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풀지 못했던 감정들이 마음을 마구 쥐고 흔들어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감정들을 풀어주는 날에 어른도 아이도 조금은 괜찮아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날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하겠고요.


속상하면서 행복할 수는 없잖아요. 울면서도요.


그러니까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을 자주 돌보면서

자주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작가의 이전글 겸손은 어려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