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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Oct 22. 2018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만났습니까?

붙잡으세요. 놓치면 분명 후회합니다.

귀가 입보다 하나 더 있는 이유는 말하기보다 듣기가 중요해서다. 연애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잘' 들어주는 일이다.


참 다정한 사람이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기억하는 사람. 그리고 챙겨주는 사람. 내가 앞으로 필요할 것까지 준비하는 사람. 섬세한 감정 수용체를 가진 사람. 그런 완벽한 그에게 하나 부족한 점이 있었다. 잘 들어주는 것. 여자들은 대부분 섬세한 감정 수용체를 가졌다. 상대가 내 말을 온 마음으로 듣는지 아닌지 정도는 참 쉽게 알아챈다는 것이다. 들어주는 대신에 늘 자신이 해줄 대답을 준비하던 사람. 그는 가장 큰 단점을 가졌다.


상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참 무뚝뚝한 이를 만났다. 말했던 것을 금세 잊어버리는 사람. 그래서 처음 듣는 자세로 열심히 들어주던 사람. 섬세한 감정 수용체는 없지만 큰 귀를 가진 사람. 그는 완벽한 사람이었다. 왜 내가 말했던 것을 전부 잊어버리냐며, 좀 섬세하게 챙겨주면 안 되냐고 불평했다.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기억은 중요하지 않았다. 순간을 함께 나누는 것이 몇 배로 소중한 기억이 되었으니까.


과거와 미래에 대해 떠올리고 준비하는 것은 둘째다. 먼저는 지금을 함께 하는 것.가장 후회하는 것은

잘 들어주는 이를 떠난 것이다. 살면서 내 말에 온 마음을 기울이는 이를 몇 명이나 만날 수 있을까?


기억하라.

곁에 있는 이가 혹시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면

붙잡아라. 그는 완벽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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