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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Jan 11. 2019

그래도 너를 사랑해주기를

그래도 나를 사랑해주기를 - 고갱


잠이 오질 않아
어느새 시계는 새벽을 가르키고
혼자라는 외로움이 나를
괴롭힌다
매일 매일을
그저 곁에 있어줘
그것만으로도 난 괜찮아
어느새 어둠이 다시 찾아온다 해도
내 욕심이 다시금 커져버린대도
그래도 너를 사랑할 수 있기를
그래도 나를 사랑해 주기를

가벼웠었다면
지금쯤 벌써 날아가지 않았을까
아니면 사실은 내가 널
놓아주지 않았었던 걸까
그저 곁에 있어줘
그것만으로도 난 괜찮아
어느새 어둠이 다시 찾아온다 해도
내 욕심이 다시금 커져버린대도
그래도 너를 사랑할 수 있기를
그래도 나를 사랑해주기를
그대도 나를 사랑해주기를



오래도록 함께였거든요. 어려운 시기에 만난 만큼 남들이 보기엔 궁상맞을 데이트도 많았어요. 만나서 잠깐 아침만 먹는 날도 있었고요, 소주에 소박한 안주로 저녁을 종종 대신하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많이 웃었어요. 우리가 있는 곳은 어두운 곳이었다가도 금세 환해졌거든요. 주변 사람들도 우리 덕에 자주 따뜻하다고 했어요. 아마 그 사람 덕분이에요. 발걸음이 늘 가벼웠던 사람입니다. 어깨는 무거워도 발이 먼저 움직이던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은 믿음이 가잖아요. 힘들면 언제고 찾아와줄 사람이요.


반대로 저는 종종 마음에 돌덩이를 올리는 사람이거든요. 그 무거운 마음을 끌다 지쳐버리면 어딘가 그냥 두고 가는 사람, 그리고 숨어서 그 사람이 그걸 들고 나를 찾을까 아니면 그냥 가버릴까 몰래 숨어보는 사람이었어요.


그이는 언제나 그냥 지나치지 않았거든요.

무거운 우울함을 들쳐매고 저를 찾아줬어요.


그래도 너를 믿어줘야 한다고, 적어도 너만큼은 너를 버리면 안된다고 타일렀어요. “기다리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 옆에만 있어줘. 너가 너를 사랑하게 될 때 나를 사랑하는 일은 너무 쉬울거야.”


우리가 잘 되지 않은건요, 여전히 나를 사랑하지 못해서 일것 같아요. 그대를 사랑하는 일은 그 다음 일이라 도저히 진도가 나갈 수가 없어 마음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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