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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강 Mar 18. 2024

뷰티풀 라이프!!!


지하철 3호선 충무로 역.


베이지색 반짝이는 구두와 검은색 레이스의 옷, 

오드리 햅번의 머리를 한, 이제 40을 바라보는 한 여자가 

힐 소리를 따각따각 내며 출구를 향해 올라온다.



올라오며 고개를 드는 오드리 햅번의 머리를 한 여자, 

그 여자가 바로 나다.



거기서 후광이 비치는 예쁜 비둘기 색 옷을 입은 남자가 보였다.

그 남자가 바로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남자다.




우리는 서로가 아는 지인의 소개팅을 통해,

충무로역에서 만나게 되었다.



나는 사실 결혼이라는 것을 포기한 여자였다.

그리고 그 역시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 남자라고 했다.



카페에서 그와의 대화는 참으로 매끄럽고 즐거웠다.

'매끄럽다'가 적절한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모난 데 없이 매끄럽게 잘 흘러가는 대화였다.


그는 나의 모든 말에, 행동에, 최선을 다해 답해 주는 것 같았다.

나는 첫 만남의 내 얘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그가 참 고마웠다.

우리는 첫 만남에 죽이 참 잘 맞아 보였다.


나는 몇 년 만에 정말 기분 좋게 대화를 하며 웃을 수 있었고,

정말로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뭘 먹고 싶냐는 그의 말에 나는,


"된장찌개도 괜찮고, 스파게티도 괜찮아요."

라고 대답 했다.

내가 생각해도 참 괜찮은 대답인 것 같다.


그러고 나서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그는 예약해 놓은 레스토랑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그곳에서 저녁을 함께했다.


우린 스테이크를 주문하였고, 

술을 못하는 그는 콜라를,

나는 하우스 와인을 주문하였다.

멀리 보이는 뷰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나를 위해 무언가를 준비해 왔다는 것이 너무나도 고마웠고, 감사했다.

첫 만남에 무엇인가를 선물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충무로를 한 바퀴 돌며 우리는 식물도 구경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다가,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었고,

이후로 몇 번의 만남을 갖고 정식으로 우리는 연애를 하기 시작했다.


그와의 만남이 나는 너무 행복하고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이젠 그가 나의 남편이 되었다.




나는 나를 정상인으로 만들어 준 나의 남편에게, 나의 아버지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이 자리를 비로소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그동안 구독해 주신 독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제니강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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