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니의 지금라이프 Sep 04. 2024

7화) 이야기의 끝

은 또 다른 시작

그렇게 내 안에서 시작된 변화가 남편과의 관계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남편은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며, 내가 느끼는 새로운 감각과 통찰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가졌다. 우리는 한동안 수업을 통해 겪은 내면의 변화를 서로 공유하고, 그로 인해 얻은 깨달음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남편은 내가 무기력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다고 했다. 주말이면 2~3시까지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머리가 아프다고 하거나 늘 피곤에 절어 있던 내가, 이제는 눈빛이 총명해지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또한 남편은 내가 불평불만이 많거나 징징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더 이상 스트레스 받지 않는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랐다.


전에는 나를 괴롭히던 일이 이제는 나를 흔들지 않는 사소한 일이 되었다는 것.


내가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남편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런 나의 변화를 보며 남편은 나를 더욱 존중하게 되었고, 나는 그저 남편에게 감사한 마음이었다.


우리가 함께 나누는 대화는 이제 더 이상 가벼운 일상 공유나 간단한 인사이트에 머물지 않았다. 무의식에서 발현된 생각과 각자의 깊은 경험을 나누게 되면서, 우리는 서로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닿기 시작했다. 대화의 주제와 깊이는 더욱 풍부해졌고, 우리는 서로에게 더욱 솔직하고 정직해졌다.


이제 우리는 단순한 부부를 넘어, 진정한 동반자로서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주말에는 웬만하면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었다. 에너지가 부족하니 계속 편한 선택만 하게 되고, 늘 먹던 음식만 반복하는 패턴이었다.


우리는 주말에 먹고 싶은 음식을 찾아,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아주 맛있게, 충실히 먹는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공간, 소리, 매장의 분위기, 음식이 담긴 그릇, 음식의 색깔과 형태, 맛.

환경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하나의 에너지임을 느끼며, 우리 자신에게 좋은 경험을 선물해줬다.


단순히 식습관이나 주말의 패턴을 바꾼 게 아니었다. 우리 스스로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더 이상 피곤함에 지쳐 최소한의 에너지로 하루를 보내는 게 아니라, 사소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까지도 소중하게 여겼다.


이렇게 주말마다 작은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이 쌓이면서, 더 이상 이전의 습관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무기력함과 피곤함 대신, 이제는 삶의 활력을 느끼며 주말을 맞이하는 내가 되었다.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내 삶에 큰 문제가 없고,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히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 나는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상태였다. 아니, 어쩌면 내 무의식에서는 이미 문제임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의식에서 그 문제를 억누르며 살아온 걸지도 모른다. 어차피 해결할 수 없다는 신념이 자리 잡아, 일찌감치 포기해버린 게 아닐까 싶다.


남편이 처음 내게 수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나에게 어떤 삶을 살고 싶냐고 물었었다. 그때 나의 대답은 '내가 알고있는 수준을 넘어 지혜를 쌓아가는 삶'이었다.

이 수업을 통해 나는 이 궁금증을 해소했다. 어떤 경지에 이르거나 '다른 차원'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어떤 의식과 무의식 정화의 과정을 거치는지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갈증을 느꼈던,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에 대한 해답을 얻었다.



우리는 각자의 삶에서 중요한 변화를 겪었고, 그 변화는 무의식을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되었다.

그 경험을 통해 우리는 성장했고, 그때의 변화를 받아들였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 앞으로 그 여정이 우리의 삶을 어디로 이끌지 알 수 없지만, 그 여정이 우리의 삶을 더 빛나게 하리라는 사실만은 확실했다.

이전 06화 6화) 일상이 달라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