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 5.5 - 12
사람들은 자신이 루틴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가 의지 부족이라 여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루틴 유지의 실패는 의지보다 명확성의 부족일 확률이 높다. 명확성 확보를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 첫 째는 시간 자리, 둘째는 트리거, 셋째는 액션이다. 이번 장에서는 시간 자리와 트리거를 살펴보자.
시간 자리 찾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비단 사람에게만 자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루틴에도 자리가 필요하다. 앞 장을 통해 해야 할 루틴이 확실히 정해졌다. 다음은 루틴을 실행할 시간 자리를 찾을 차례다.
사람들은 언제나 나를 위한 시간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정말로 시간이 부족한 것일까? 실제로 한국인들의 평균 자유 시간은 부족하긴 하다. 공부를 하고, 일을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를 위한 루틴을 할 시간은 반드시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중독이나 가치가 적은 활동으로 꽉 차있는 시간 자리가 있기 때문이다.
루틴에는 시간자리가 필요하다. 시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기록을 해서 가시화시키지 않으면, 내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 잘 모른다. 쓸데없이 중독되어 있는 ‘무 쓸모, 의미 없는 행동’을 하는 시간부터 먼저 골라내보자. 그리고 그 자리를 좋은 루틴으로 대치해 보자. 자신이 원하는 일을 위해 무엇을 포기하고, 멈추어야 할지 아는 것은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 중 절반을 아는 것이다.
시간 자리를 만들려면 우선 일주일 간 나의 하루를 면밀히 기록할 필요가 있다. ‘꼭 기록을 남겨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반드시 기록을 해야 알 수 있다. 기록을 한다는 자체로 의식하지 않고 흘려보냈던 시간을 의식하게 되는 훈련도 된다.
트리거 정하기
행동으로 이어지는 마법의 문장이 효력을 가지려면, 시간자리에 행동을 유발하는 적절한 ‘트리거’를 걸어주어야 한다. 트리거(Trigger)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총의 방아쇠를 뜻하는 사격 용어로도 쓰이지만, 특정한 반응이나 행동을 유발하는 요소나 상황을 뜻하기도 한다. 총의 방아쇠를 당기면 총알이 나가듯, 어떤 특정한 요소나 상황에 노출되면 자동으로 어떤 반응과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의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매일 다양한 트리거에 노출되어 있다. 조금만 의식하면 일상의 트리거를 금세 발견할 수 있다. 트리거를 활용하면 원치 않는 행동은 줄이고, 원하는 행동은 유발할 수 있다.
나는 매번 아들을 학원 데려다주고 내려오는 길에 커피 한 잔을 사 먹는다. 카페가 있는데, 그 냄새와 간판을 보자마자 바로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사게 된다. 내가 커피를 사는 트리거는 그 카페의 간판과 주변에 풍기는 커피 향이다. 집에 걸어 들어가는 길에 편의점이 있으면 들려서 뭐라도 사게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는 대표적인 외부적 트리거다.
트리거는 크게 내부, 외부, 사회적 트리거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 내부적 트리거(Internal Triggers)는 심리적 또는 생리적인 요소가 트리거 역할을 한다. 내부 트리거는 우리의 생각, 기억, 욕구, 감정 등과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배고픔은 음식을 찾는 행동을 유발하는 내부 트리거다. 우울할 때 폭식하는 습관, 지루할 때 온라인 쇼핑으로 돈을 쓰는 습관 등등. 우울함이나 지루함의 감정 상태가 부정적인 행동의 트리거가 되는 것이다.
감정은 우리 행동을 매우 자주 자극하는 요소이지만,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는 가장 어렵고 활용하기 힘든 요소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느끼는 동시에 행동을 의식해야 하는 데, 이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가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받거나, 힘든 것이 인식이 될 때 쉼 호흡을 하는 루틴을 훈련하는 것이다. 3-1-5 호흡 패턴으로 3번에서 5번 정도하고 나면 감정적 트리거로 인해 발생하는 안 좋은 행동을 막을 수 있다.
두 번째, 외부 트리거(External Triggers)는 주변 환경에서 오는 외부적인 요소가 트리거 역할을 한다. 외부 트리거는 시각적, 청각적, 후각적, 촉각적 등의 자극으로 인해 우리의 행동이나 감정이 유발된다. 예를 들어, 알람 소리는 일어나야 할 시간을 알려주어 우리를 일어나게 하는 외부 트리거다.
부엌에 들어가서 식탁 위에 군것질 거리가 있다면 그것이 보이는 곳에 있기에 먹게 되는 것이다. 시각적, 후각적 트리거가 행동에 미치는 힘이다. 외부 트리거는 환경 설정이 중요하다. 우리의 행동은 단순히 우리를 둘러 썬 환경에 대한 반응일 뿐이다. 물 대 탄산음료 섭취에 대한 유명한 연구는 우리의 환경이 좋은 습관을 촉진하거나 나쁜 습관으로 이끌 수 있는 한 가지 예이다.
그러나 장소 기반의 단서는 우리가 단순히 반응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들 수도 있다. 듀크 대학의 데이비드 닐(David Neal)과 웬디 우드(Wendy Wood)가 진행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습관을 수행하는 것이 실제로 더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이론은 우리가 특정 장소에 습관을 정신적으로 할당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익숙한 모든 장소(집, 사무실 등)에는 이미 할당된 행동, 습관, 그리고 루틴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익숙한 장소에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려면, 당신의 뇌가 그 장소에 이미 할당한 단서를 극복해야 한다. 반면,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는 것은 백지상태와 같다. 사전 존재하는 트리거를 극복할 필요가 없다.
나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켜면 매번 같은 순서로 루틴을 시작한다. 데스크는 내 루틴을 유도하는 외부적 트리거이다. 어떤 날은 글 쓸 기분이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장소 기반의 트리거는 내가 이를 극복하고 최대한 고통 없이 글쓰기 루틴을 시작하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트리거(Social Triggers)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나 사회적인 요소가 트리거 역할을 한다. 사회적 트리거는 우리의 행동이나 태도에 영향을 미치고, 타인의 의견이나 행동을 모방하거나 따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주변 사람들이 휴대폰을 사용하면 우리도 휴대폰을 꺼내는 사회적 트리거다.
당신이 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당신의 습관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놀라운 점은 이 사람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이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만약 당신의 친구가 비만이 되면, 당신이 비만이 될 확률이 57% 증가한다고 한다. 심지어 그 친구가 수백 마일 떨어져 살고 있더라도.
내가 이해한 바로는, 이 정보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당신이 가지고 싶은 습관을 가진 사람들로 자신을 둘러싸는 것이다. 짐 론(Jim Rohn)이 말했듯이, "당신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다섯 사람의 평균이다."
나는 술을 많이 마시지 않지만, 거의 매번 친구들과 외출할 때 술을 한 잔 마신다. 왜 그럴까? 내가 맥주를 간절히 원하는 것도 아닌데, 왜 마시는 걸까? 이는 단순히 내가 있는 환경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반응일 뿐이다.
나의 트리거를 식별하기
트리거를 이용해 나쁜 행동은 삭제시키고 원하는 행동을 순환 고리는 다음과 같다.
나쁜 습관의 트리거 식별 -> 대체 습관 선택 -> 새로운 트리거와 습관 연결 -> 일관성 유지 -> 보상
1. 트리거 식별하기: 먼저 나쁜 습관을 유발하는 트리거를 식별하자.
ex) 스트레스를 상황 – 흡연. 스트레스 환경 트리거
2. 트리거를 대체할 좋은 습관 선택: 나쁜 습관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을 선택하자.
ex) 스트레스를 겪을 때 담배를 피우는 대신, 걷기로 대체행동을 선택하기.
3. 트리거와 좋은 습관을 연결: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트리거를 활용하자.
ex)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은 습관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럼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를 마시는 것이 트리거가 될 수 있다.
4. 일관성 유지: 트리거와 좋은 습관을 연결하는 것은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매일 동일한 트리거와 함께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5. 보상 시스템 구축: 습관을 형성하는 데 보상 시스템을 구축하자. 습관을 실천한 후에는 자신에게 작은 보상을 줌으로써 긍정적인 강화를 받을 수 있다.
우리 삶 곳곳에서 행동을 유발하는 트리거, 내 편으로 활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