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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걷고 또 걷는다.

by madame jenny



여름의 얼룩이 서서히 빠지고 있는 시기.

마음은 가을이 왔으면 싶지만

정작 여름은 우리를 아직은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


이른 아침

잠깐 들러오자 하는 게

대원사에서 송광사.. 그리고

선암사까지..


계속 걷다가

하늘도 보고

멈추어 쉬다가


사시예불을 드리고

산방 안에서 조용히 앉아있는 시간은

온전히 나의 시간.


나의 자아라는 도반과의 동행.

최진석 교수님께서 내 언저리의 나이는

機軸(기축)의 시기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제 허리쯤 온 이 지점이

중심을 잘 잡아야 할 시점이다.


복잡하고 결정이 어려울 땐

해야 할 이유와 하지 않아야 할 이유

선을 어디까지 그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당장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반복되는 물음은

나의 현재상태를 각성하게 된다.


온몸이 땀이 범벅이 되고

근육도 욱실거리지만

그 또한 나의 현재이다.


송광사에서 등에 흠뻑 젖은 채로 끊임없이 拜를 하시는

젊은 스님의 뒷모습을 보며

나도 같이 움직인다.


각자 다른 수행의 이유가 있겠지.


마지막 선암사입구에서는 잠시 고민했다.

사실 지쳤었다.

입구 차량통제소에서

혹시 제가 너무 힘들어서.. 차로 들어갈 수 없냐니.

절대 안 된다 하신다..

흑..


그래!!!! 그냥. 가자!^^


500m 올라가니 내 뒤로 차가 올라간다.. 흑.


난 걷는다..

7년 만에 온 선암사..

그대로였다.


산 위에 보이지 않는 사찰

선암사..


오랜만에 앉아있으니 노스님께서

아는 척하신다..

한 참을 하늘을 보고 생각하다가

내려왔다.


걷고 또 걷는다.


하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노을 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마음.


가볍고

그저 좋다.


걷고 보고 또 걷고 보고..

무심이 주는 편안함..


감사하다


오늘도 또 다른 시간이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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